[이코노믹리뷰=박희준 산업국장]북한이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새로운 정책적 문제를 토의결정한다"고 밝혔다. 올들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의지를 계속 강조해왔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핵경제 병진 노선 수정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18일에 발표되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여해 당 내외의 문제와 당직 인사 등을 논의·의결하는 자리다. 가장 최근엔 지난해 10월 당 제7기 2차 회의를 열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1주일 앞둔 시점에 당 전원회의를 소집함으로써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외교 안보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북한이 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수정할 것으로 전망했고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공식화를 예상하면서 비핵경제병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실장은 가능성을 말했지만 김교수는 당위를 말한 게 차이라면 차이다.

정성장 "핵경제 병진노선 수정 전망"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논평에서 "내일 개최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핵 병진노선을 수정하는 새로운 노선을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새로운 노선에는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협상 의지와 대남, 대미, 대일 관계 개선 및 국제사회와의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 실장은 북한의 간부들과 주민들은 올해 들어 왜 김정은 위원장이 갑자기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로동신문에서 최근에는 경제-핵 병진노선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며, 대미 비난 강도가 현저하게 낮아지고, 주한미군 철수 요구도 사라졌는지 매우 궁금해 할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북한의 간부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향후 북한의 대남 및 대외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1주일 후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가 핵심으로 다뤄지고 그 결과가 공동선언의 형태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데 북한의 간부들과 주민들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노선과 정책에 대한 내부 정당화가 필수적이란 것이다.

게다가 곧바로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본격 착수해야 하는 만큼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대해 언제까지나 내부적으로 침묵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정 실장은 분석했다.

정 실장은 "북한이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과 국제사회와의 평화공존 의지를 명확하게 천명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협상 의지에 대한 외부세계의 신뢰도도 높아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협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관계 개선에 나서며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한다면 북한도 일본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김 위원장이 천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김정일 총비서는 체제유지를 위해 경제보다 군사를 중시하는 ‘선군혁명노선’을 발표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와 군사를 대등한 위치에 놓는 ‘병진노선’을 발표했다"면서 "김정은은 이번에는 경제와 외교, 국제사회와의 평화공존에 더욱 역점을 두는 덩샤오핑식 대외관계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교수 "북미정상회담 공식화"

국내 최고 북한•통일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자기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 김동엽 경남대 교수

김 교수는 "결국 논리는 경제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핵보유국이라는 언급보다는 이제 전략국가라고 하면서 5개년 전략의 3년차인 2018년 경제로의 대전환을 통해 변곡점을 만들어 강성국가의 영마루로 달려가기위해 미국과 관계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언급할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지난 정치국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자세히 공개했지만 북미정상회담은 단지 조미회담 전망 정도로만 맛배기를 보였다"면서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방북에도 성과가 있었고 트럼프의 반응도 좋으니,  엇보다 70여년 북한 내부를 결집시키고 지탱시켜온 적이였던 미국과의 관계변화라는 점에서 주민들에게 설명한 논리와 정당성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어려울 것이나 해석의 여지를 통해 의지를 담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북한의 전략적 선택과 생존곡선.출처=김도엽 교수 페이스북

김 교수는 "김정은에게 그저 생존이 아니라 이제는 정상국가로 잘 살기위해서는 핵이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면서 "더 이상 외부 위협에 의한 죽고사는 문제에 걱정이 없다면 미래 북한 김정은 체제의 보장문제는 내부위협이며, 결국 핵무력경제병진이 아니 비핵경제병진이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