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달 21일 U+프로야구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데 이어 19일 U+골프까지 출시했다. 날씨가 풀리며 프로 스포츠의 계절이 찾아왔고, 이에 맞춰 다양한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꾸리는 장면으로 보이지만 이는 일차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더 내밀하게 들어가면 데이터 소비에 대한 통신사의 노림수가 깔려있다.

▲ U+ 프로야구 서비스가 소개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야구에서 골프까지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1일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U+프로야구 서비스를 전면 개편, 4대 핵심 기능으로 전열을 정비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서비스 된 모바일 플랫폼의 사용자 경험 확장이다. 서비스 개편에 앞서 LG유플러스는 고객의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프로야구앱 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는 소비자 3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U+프로야구의 핵심 라인업은 탄탄하다. TV중계에서는 볼 수 없는 독점 중계 영상과 실시간 중계 중에도 지난 득점장면 돌려보는득점장면 다시보기, 팀간, 투수-타자간 전적 비교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대 전적 비교, U+프로야구 앱과 똑같은 화면을 TV로 볼 수 있는 TV로 크게 보기다.

실시간 경기 중계를 보면서 홈, 1루, 3루, 외야의 선수 움직임을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동시에 볼 수 있고 가장 인기가 높은 기능인 득점장면 다시보기는 한층 강화됐다. 기존 2시간에서 최대 5.5시간까지 돌려 볼 수 있게 돼 9회말이나 연장전으로 경기가 길어지더라도 1회 득점장면까지 볼 수 있다.

팀간, 투수-타자간 상대전적 비교 역시 텍스트 중심에서 통산 3년간 누적 타구, 투구 분포도가 한눈에 보이는 그래픽 이미지로 구성하는 한편 새롭게 추가된 TV로 크게보기 기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중계 화면을 LG유플러스 IPTV인 U+tv와 연결해 더 큰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4대 핵심 기능 외에도 LG유플러스는 기존 서비스와 동일한 데이터량으로 고화질 경기를 생생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효율이 2배 높은 고압축코덱(HEVC)을 적용했다.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전무는 “지난달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통해 요금혁명을 가져왔고 이번 프로야구앱 개편을 시작으로 올해 통신업계 콘텐츠 혁명을 주도하겠다”면서 “특히 5G에서는 기능을 더욱 업그레이드 해 차별화된 모바일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U+ 골프가 소개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19일에는 골프에 집중한 서비스가 나왔다. LG유플러스는 기존 TV 골프 중계나 골프 앱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골프 중계 플랫폼 U+골프를 공개했다. 20일부터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8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개최되는 KLPGA 대회 중 25개를 U+골프를 통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역시 4대 핵심기능이 적용됐다. U+만의 독점 중계 채널에서 인기선수들의 경기를 골라 볼 수 있는 인기선수 독점중계와 경기 중 선수들의 스윙 자세를 고화질 슬로모션으로 보여주는 출전선수 스윙보기, 실시간 경기 중 지난 홀 경기 장면을 쉽게 돌려 보는 지난 홀 다시보기, U+ 골프앱과 똑같은 화면을 TV로 볼 수 있는 TV로 크게 보기 등 4대 핵심 기능이 특징이다. U+프로야구 앱과 비슷하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KLPGA 대회가 열리는 전국 25개 골프장에 무선 기지국과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대폭 강화했다. 또한 골프 전문가 인터뷰와 고객 1000명 대상 조사를 통해 4가지 핵심 기능을 발굴하고, 6개월간에 걸쳐 서비스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박종욱 모바일서비스사업부 상무는 “U+골프는 지금까지 방송사가 중계해 주는 대로 시청한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객 스스로가 원하는 중계를 찾아 볼 수 있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포츠 시청의 신기원이 열렸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없이 리모콘만으로 모바일용 U+골프 앱의 핵심기능을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IPTV용 U+골프 서비스도 7월부터 선보인다. IPTV용 U+골프는 IPTV 채널을 시청하다가 리모콘 버튼만 누르면 U+골프가 바로 실행되고, 리모콘 4방향키만으로 쉽게 U+골프의 4대 핵심기능을 즐길 수 있다.

▲ 진정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시작됐다. 출처=LG유플러스

데이터 활용과 관련...빛과 그림자

국내에서 프로야구의 인기는 독보적이지만 골프의 인기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부자들의 스포츠'로만 치부됐으나 최근에는 대중화 기조를 밟고 있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20세 이상 인구 중 620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골프를 즐기고, 연간 누적 골프장 내장객도 36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현재 전체 골프 업계가 다소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화 바람을 타고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LG유플러스의 야구와 골프 사랑을 이해하려면 지난 2월 출시된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를 살펴봐야 한다.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가 주인공이다. 원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기준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속도 제한을 통해 트래픽에 제동을 건다. 그러나 이 요금제는 속도 제한 자체를 두지 않는다.

요금제 가격은 8만8000원으로 고가 요금제로 분류된다. 별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 없이 무제한으로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며 통신사들이 기본 제공량 소진 후 적용하는 ‘3Mbps’ 속도 제한(QoS)도 없다. 데이터 주고받기와 쉐어링, 테더링을 모두 포함한 ‘나눠쓰기 데이터’ 한도를 업계 최대 월 40GB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헤비 트래픽 유저에게는 솔깃한 정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전년대비 17.2% 증가한 7.5GB였으며, 올해는 8GB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실제로 지난 3분기 약정 기준 8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2.7%에서 4분기에는 10% 정도로 급증했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PS부문장 황현식 부사장은 “지난해 말 데이터 스페셜 요금제 가입자 비율이 국내 통신 시장 전체의 30%를 넘어설 정도로 고객의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선보인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업계의 실질적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2월 발표한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가 '발판'이라면, 야구와 골프 사랑은 무제한 요금제를 더욱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무기'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가입자의 사용자 경험을 확장시키는 한편, 데이터 중심 요금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가 U+ 야구와 골프와 만나 일종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셈이다.

다만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계속되면서 고가 요금제를 중심에 세운 전략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가입자들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불법도 아니고 문제될 구석도 없지만, 통신사가 한 달 간격으로 고가 요금제 발판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씁쓸함을 남긴다는 말도 나온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으려는 시도 중 하나로 풀이되기도 한다. KT는 저가 요금제 사용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 출시에 나서고 데이터 관리 전용 앱 서비스 Y데이터박스를 공개하며 로밍 음성통화 요금 초당 과금제 도입, 선택약정 고객이 약정 만료 전 재약정 시 할인반환금을 전액 유예하는 방안을 공개했으며 SK텔레콤도 약정 정책을 개편하고 로밍 요금제를 바꿨다. 모두 보편요금제 도입만은 막겠다는 통신사들의 의지가 강한 정책들이다. 국내 통신비가 외국과 비교해 저렴하다는 주장과 고가라는 반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의 고가 요금제 중심 전략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