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6년 만의 분기 기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500억원 규모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당분간 뚜렷한 반등요인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면서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가는 하락하고 있으며 수익성을 둘러싼 잡음도 상당하다. 이달초부터 LG디스플레이의 전무 이상 고위 임원들이 약 1만5000주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어려운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4616억원, 매출 27조7902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나 줄어들었다.

▲ 한상범 LGD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LGD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를 책임지고 있는 LCD 시장이 불안하다. 패널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4월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44달러로 주춤하고 있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대형 LCD 패널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2015년 하반기부터 패널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LCD 가격이 바닥을 쳤기때문에 상승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아직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전무하다.

OLED로의 사업 중심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패널 생산목표를 280만대로 잡았으며 이는 지난해 170만대와 비교해 무려 65% 가량 증가한 수치다. OLED TV 시장이 열리며 LG디스플레이가 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하면 실적 반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올해 3분기 OLED TV 패널 부문에서 220억원 수준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LCD가 발목을 잡기 때문에 전체 실적으로 보면 여전히 영업적자 가능성이 높지만 OLED에는 '한 방'이 있다는 뜻이다. 올해 전체 OLED TV 패널 사업 적자도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축소될 수 있다.

TV가 대형화, 초고화질 추세를 이어가며 OLED TV가 확고한 시장 지배자적 위치를 점하는 대목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OLED TV가 현재 55, 65, 77인치 세 가지만 공급되는 점이 뼈 아프다. LG디스플레이가 홀로 공급하는 OLED TV 패널에서 77인치 공급량은 올해 700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LCD 패널은 올해 2000만대에서 향후 5년 내 3배까지 급성장이 예상된다. TV 대형화 기조에서 LG디스플레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오래된 번인(burn-in·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아있는현상)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철저히 밀리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패널에 탑재되는 OLED 수요가 예상보다 낮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LG디스플레이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파주 공장에 도입하려던 중소형 플렉서블 OLED 생산 발주를 취소하며 선택과 집중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LCD 패널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낙관도 나오지만, 낙관론을 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 믿을 대목은 대형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이지만 이 역시 TV 대형화 트렌드와 100%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없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적자 가능성은 사실상 기정사실이며, 결국 OLED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안타 증권의 이상언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미래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모든 사업부문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