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에 도달했으며, 차량 컴퓨터와 웨어러블에 대한 수요가 확장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ICT 업계를 이끈 스마트폰이 역성장에 돌입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웨어러블 등 차세대 기기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7일(현지시각) 세계 경제전망을 통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15억대로 집계됐으나 출하량은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세계 인구는 76억명이다. 최소한 5명 중 1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공급체인을 만들어 낸 대목이 중요하다. IMF는 애플 아이폰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주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아시아 지역의 ICT 수요와 맞물리며 호황을 이끌었기 때문에, 스마트폰 중심의 ICT 전자 존재감이 떨어지는 대목은 아시아 지역의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에 대한 경고는 일상화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스마트폰 출시 주기가 전체 ICT 전자 제품의 새로운 주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시장 플레이어가 긴장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 9일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을 인용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8187만대로 전년 대비 27%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인 중국마저 역성장에 돌입하는 마당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제조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진시장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애플과 국내 제조사들도 속속 도전하는 이유가 모두 시장 포화와 관련이 있다"면서 "신진시장도 빠르게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시대 지속에 대한 회의감도 만연한 상태"라고 말했다.

▲ 화웨이가 출시한 P20 스마트폰 라인업. 출처=화웨이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에 도달하며 끝을 보이고 있으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마지막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경순 ICT생산성연구소장은 "시장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각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마지막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화웨이가 P20을 공격적으로 출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여백은 오로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투로 채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스마트폰 시대가 종료되고 웨어러블과 같은 새로운 IC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목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업계에서는 "스마트워치 등 고가 웨어러블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히지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의 대안으로 웨어러블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나 데이터는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