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18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실적을 발표한 IBM 등 일부 기업의 주가 급락으로 혼조세로 마감, 전강후약의 장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16%(38.56포인트) 하락한 2만4748.0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주가를 중심으로 전날보다 0.08%(2.25포인트) 상승한 2708.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9%(14.14포인트) 오른 7295.24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원유 재고 감소로 이날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치보다 크게 줄었다고 발표하며 배럴당 68.74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73.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중 5개가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S&P 에너지 업종은 1.55%까지 상승했고, 헬스 0.04%, 산업 1.02%, 소재 0.73%, 재량소비재 0.49% 등 5개 업종이 올랐고 필수소비재 0.86%, 금융 0.37%, 기술 0.23% 등 나머지 6개 업종은 내렸다.

종목별로는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 시작하면서 호실적을 낸 기업 주가가 크게 뛰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17일까지 실적을 보고한 S&P500 기업 중 전체의 74%가 시장의 실적 기대치를 넘어섰고 83%는 매출 예상치를 웃돌았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이날 1분기 순이익으로 28억5000만달러를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사상최대치인 110억8000만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103억7000만달러)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1.45달러로 매출과 EPS 모두 1년 전보다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화물수송기업인 CSX는 일련의 비용 절감 조치에 힘입어 월가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CSX 주가는 전날보다 7.9% 상승해 지난 1월 17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도 순익 증가에 힘입어 4.8% 이상 올랐다.

반면 IBM은 전망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세금 감면 등 일회성 요인과 향후 전망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며 7.5%가 하락해 지난 2014년 10월 24일(7.6%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제임스 카바노 IBM 최고재무담당자(CF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두 분기와 같은 탄탄한 영업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 않고 있다. 하반기 중 중대한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시장 불안감을 제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스피토 증권의 마크 A 에스피토 대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Fed 금리 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돌발변수 등 변동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만남은 매우 순조로웠고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 중”이라며 “비핵화는 세계는 물론 북한에게도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베이지북에서 12개 관할 지역의 경기가 완만하게 확장 중이지만 임금 상승 압력은 높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베이지북이란 Fed가 연 8회 발행하는 미국 경제동향 보고서로 지역별, 분야별 경제정보를 산업생산활동과 소비동향, 물가 등 다양한 경기지표를 반영해 발표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고용시장은 실업률이 나타내는 것만큼 완벽하진 않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근거 역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