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지 않고 회사를 구하는 방법> 구동진 지음, 리마커블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20년간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저자는 그동안 유진그룹, 대한전선그룹, 우리카드, 오리엔트그룹 등에서 일했다. 그는 자기 일에 대해 “한 기업의 홍보부서 또는 홍보맨이 하는 일은 단순히 기업의 PR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비롯해 정보 수집, 기획, 조사, 광고, 위기관리 등 복잡다단한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런 활동을 하는 전문가를 “커뮤니케이터”로 명명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커뮤니케이터가 기업 내 회의실에서 경영 분야 사람과 대립하는 경우, 커뮤니케이션에 힘이 실리기는 어렵다. 기업이 어려울 때 해결책이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감’”이라면서 “돌아가는 상황에서 여론의 분위기, 매체와 매체 간, 매체와 회사 간, 그밖의 매체와 독자 간의 정서 측면까지 고려해 틈새를 잘 파고 들어야 제대로 효과를 본다”고 단언한다.

기업 내부에서 숨기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오히려 이를 가장 먼저 커뮤니케이터에게 공개해야 한다. 저자는 “이미 커뮤니케이터가 프로젝트 내용과 전략 방침까지도 알고, 노출 상황에 대해 미리 논의”했다면 외부 노출 횟수도 줄고 시간이 허비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기사화하려는 기자들을 막무가내로 막을 수는 없는데,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히려 “톡 까놓기”를 제시한다. 기자들에게 미리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알려준 뒤 외부 노출이 프로젝트에 치명적인 해가 된다며 양해를 구하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넘겨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칼자루를 더 오래 쥐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커뮤니케이터에게 내 편이 되어줄 든든한 우군을 만드는 것은 필수다. 저자는 ‘술’이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밝히는데, 이때 유명 맛집보다는 종업원과 주인까지 내 편인 단골 식당이 더 유리하다고 귀띔한다. 종업원들이 마치 ‘내 집을 찾아온 손님’처럼 서비스하는 곳이라면, 함께 자리한 사람들을 그야말로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여론을 다루는 법이나 커뮤니케이터로서 능력을 키우는 방법 등 오랜 실전 경험을 통해 갈고닦은 노하우가 가득하다. 부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업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