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산업국장] 국내 최대 철강기업인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18일 중도 하차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후임자 선정을 위한 승계카운슬을 구성했다.포스코는 사내외 인사 후보군의 자격을 엄격히 심사해 이른 시일 안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누가 위기의 포스코를 이끌어갈 수장이 될 것인가?

▲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현 일진제강 대표이사

포스코는 18임 임시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이사진 만류에도 사의를 고수해 이를 수용하고 차기CEO 선임절차에 돌입했다.

권 회장이 급작하게 사퇴함에 따라 포스코는 후임자를 정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권 회장의 사퇴의 변을 정밀하게 읽어보면 후임자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게 철강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 회장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가 CEO를 맡는게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에서는 CEO 선임단계의 맨 첫단계인 CEO 승계 카운슬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승계 카운슬1차 회의가 열리는 내주초에 향후 CEO 선임 절차와 구체적인 방법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CEO 승계 카운슬은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과 현직 CEO로 구성되며, 기존 내부 핵심 인재 육성 시스템을 통해 육성된 내부 인재와 함께 외부 서치 펌(Search Firm) 등에서 외부인재를 발굴해 이사회에 제안한다.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은 CEO 승계카운슬을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하고,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 다음,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의 자격을 심사한다. 이어 이사회를 다시 열어 후보를 확정하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되는 사내이사를 선임한다. 주총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면 총 6단계의 절차가 마무리된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 고위 관료를 지낸 인사는 "승계 카운슬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내부 인사 중 차기 CEO를 선정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언급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 절차에만 따라서 차기 CEO가 선정된다고 가정할 경우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철강2부분문장,  황은연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등이 유력한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 오 사장은 사내 마케팅 전문가로 정평 나 있고 장 사장은 포스코의 대표 기술자로 꼽힌다. 
 
안동일 포항제철 소장(부사장)과 김학동 광양제철소 소장(부사장)도 후보권에 들어있다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관가에서는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을 거명한다. 그는 기획재무통으로 참여정부 시절 회자을 역임한 이구택 전회장의 라인이었고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 재무투자본본부장을 맡았고 2016년 3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옮겨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정치권에서는 광주 출신에 포스코 사장을 지낸 김준식 일진제강 대표이사가 후보감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는 1981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 소장, 포스코 전무, 대표이사 사장, 상임고문을 지낸 정통 포스코맨이며 기술과 마케팅 분야를 두로 거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사장은 올해 65세다. 유능하다는 점은 자타가 공인하지만 '젊다'고 하기엔 나이가 많다. 그런 점에서 올해 만 58세인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난 추측일 뿐이다.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고 외국인 지분이 57%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인데도 CEO가 중도에 사퇴하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차기 CEO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물론 정치권은 알고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