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연구결과,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가진 심방세동 환자도 하루 커피 3잔 이하로 섭취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탓에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심장은 때때로 지나치게 빨리 뛴다. 이 때문에 심장 건강엔 커피가 안 좋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외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가진 심방세동 환자도 하루 커피 3잔 이하로 섭취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멜버른시에 위치한 알프레드 병원(Alfred Hospital)의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각) 이 같은 연구결과를 임상 전기 생리학(Clinical Electrophysiology)지에 게재했다.

심방세동(心房細動)은 심장의 구성 부분 중 하나인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빠른 맥)이다. 시방 안에서 규칙적이지 않은 신호가 발생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박동끼리의 간격도 매우 불규칙하다. 대한부정맥학회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국내 인구의 1~2%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 85세 이상 노인의 20%이 심방세동을 앓는다.

심방세동이 지속되면 심방 안에 혈전이 생기고 이것이 뇌혈관이나 다른 장기 혈관으로 흘러가면 혈관을 막을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 피의 흐름이 갑자기 막히면 그 부위의 장기가 심각하게 손상되는데, 대표 질환으로 뇌졸중이 있다. 심방세동 환자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5배 높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카페인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존에 발표된 8개의 관련 문헌을 조사했다.

약 22만8000명 이상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커피를 마시는 것이 심방세동 발생 빈도를 6% 줄였다. 11만6000명의 환자가 참여한 추가 분석에서는 13%나 심방세동 발생의 위험이 감소했다.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 중에는 아데노신(adenosine)이 있다. 연구팀은 “카페인은 아데노신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카페인이 심방과 함께 심장을 구성하는 심실에 부정맥은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에 여섯 잔의 커피도 심실 부정맥의 위험은 크게 증가시키지 않았다. 한 잔(200㎖)의 커피에는 약 95㎎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그러나 2건의 연구에서는 하루에 9~10잔의 커피를 마시면 오히려 환자의 심실 부정맥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키틀러(Kistler) 박사는 “하루에 300㎎의 카페인은 심방세동 환자가 섭취해도 괜찮다”면서도 “그러나 커피를 마신 후 24시간 내에 심장에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일 3잔 이하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안전하다고 판단하지만 일부 약 25%의 환자에서는 커피가 부정맥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