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지난해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빅4’ 보험사의 점유율은 최근 5년간 지속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온라인사 비중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며 수익성이 상승하자 대형사 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인프라 격차도 갈수록 커져 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18일 발표한 ‘2017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80.2%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 손보사의 점유율은 2013년 72.9%에서 2014년(74.3%), 2015년(77.4%), 2016년(79.1%)에 이어 지난해 80.2%로 최근 5년간 8%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 지난해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빅4’ 보험사의 점유율은 최근 5년간 지속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온라인사 비중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출처=금융감독원

중소형∙온라인 손보사의 점유율은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2013년 중소형 17.0%, 온라인 10.1%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대형사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중소형은 14.0%, 온라인은 5.8%까지 줄어들었다. 온라인의 경우 5년 전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자동차보험 양극화가 심화된건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2014년 약 90% 수준으로 악화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80% 수준으로 개선됐다. 손해율 개선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부분 손보사들은 2001년 이후 16년만에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 DB, 한화, 악사 등 4개사는 영업이익으로 전환했고 영업손실이 발생한 7개사도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대형사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8.6%로 전년대비 0.7%포인트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DB손보는 1.1%포인트, 현대해상과 KB손보가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씩 증가하며 빅4의 전체 파이는 더 커졌다.

▲ 중소형∙온라인 손보사의 점유율은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중소형은 14.0%, 온라인은 5.8%까지 줄어들었다. 온라인의 경우 5년 전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출처=금융감독원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모집 조직과 보상인력, 전산인프라 구축 등 규모의 경제효과로 인해 중소형∙온라인사의 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와 규모의 경제효과 등으로 대형사 중심의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16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성장했다. 전체 손해보험 중 자동차보험의 매출액 비중은 19.6%로 전년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폭의 감소와 손해율 개선에 따른 보험료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매출액 성장세는 2015년(8.8% 성장), 2016년(11.3% 성장)에 비해 둔화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차량 정비요금 인상, 최저임금상승, 경쟁확대에 따른 보험료 인하로 인한 손해율 상승 요인도 있다”면서도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안전장치를 장착한 차량이 늘고 인터넷 보험 가입이 늘어나면서 손해율과 사업비율 개선요인도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 손해율 등 시장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험금 지급기준을 인상하거나 보험금 누수방지 대책을 균형적으로 추진해 과도한 보험료 인상 요인이 없도록 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