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easy-ride.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일본 도쿄의 택시 산업 서비스는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다. 깨끗한 실내, 예의 바른 운전기사, 팁 없는 문화 등에 대한 칭찬으로 자자한 곳이다.

도쿄의 이 같은 높은 택시 문화는 우버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가 아직 이 도시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대기업들이나 그런 대기업들과 손잡은 회사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런 상황은 곧 바뀔 것 같다고 <CNBC>가 최근 보도했다.

약 170억달러(18조원)에 달하는 도쿄의 택시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자 새로 온 진입자들(승차 공유 회사들)이 차지하고 싶어 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그런 혁신자가 되고 싶어 하는 회사들은 큰 장애물에 부딪힌다. 엄격한 규제와 대부분의 고객들에게 너무나 서비스가 좋은 택시들, 그리고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라인(Line)을 이용하는 것과 더불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승차 공유앱을 출시한 택시 회사들까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쿄 승차 공유 시장에서 우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일본의 3위 통신 업체인 ‘소프트 뱅크’(SoftBank)는 올해 초에 중국의 승차 공유 회사 ‘디디 추싱’(Didi Chuxing)과 제휴해 일본의 택시 앱을 개발하기 위한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디디의 수요 예측 및 차량 배치 기술을 활용해 올해 안에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도쿄 등 여러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소니도 5개의 택시 회사와 제휴해 인공 지능을 사용하는 승차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 시장에 참여하려고 한다. 3월 31일로 끝난 2017회계연도에 사상 최고인 6300억엔(약 57억7000만달러)의 이익을 올리면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이 전자 회사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날씨, 시간대, 대규모 이벤트 같은 요인들을 고려해 택시 수요를 예측하는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닛산자동차와 모바일게임회사 ‘디앤에이’(DeNA)도 지난 3월 5일부터 요코하마 거리에서 운전자 없는 닛산 리프(Nissan Leaf) 택시 시험 주행에 들어갔다. 이들의 시험 차량인 프로젝트 명 ‘이지 라이드’(Easy Ride)는 닛산의 글로벌 본사에서 4.5㎞의 길을 주행한다. 닛산은 이 로봇 자동차를 시험해 본 사람들의 피드백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기술은 인접 도시인 도쿄에서 열릴 2020년 올림픽 게임에서 참신하게 선보일 것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Mitsubishi Alliance)의 커넥티드 자동차 및 이동성 서비스 사업부 오기 레드직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요코하마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0년 초에는 필요한 인프라를 배치해 이지 라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인 이동성이 전 세계 시장에 가져올 약속의 일부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지 라이드 서비스가 시작되면 왜 우리가 일본에 이 기술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화는 또 도쿄의 택시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문제, 즉 도쿄 택시의 운전자 평균 나이가 60세로 더 이상 낮아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도쿄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도쿄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길 안내가 필요하다. 또 밤늦은 시간에 통행량이 적은 저밀도 교외 지역에서 승차 공유 차량을 찾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이지 라이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 출처= JapanTaxi

닛산자동차의 경쟁사인 토요타자동차도 이 산업의 변화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승차 공유 앱인 ‘재팬택시’(JapanTaxi)와 손잡고 커넥티드 택시 터미널, 차량 배치 지원 시스템 및 이동성을 위한 빅 데이터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토요타는 우버의 투자자이기도 하며 오늘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지만, 미래에 이동성 서비스 제공업체가 되고 싶어 한다. 한편 한국의 메신저 앱 카카오(Kakao)도 재팬택시와 제휴해 한국인 여행객들이 이 앱에 연결된 6만대의 택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의 경영컨설팅 회사 ‘레란사’(Relansa)의 스티븐 블라이스타인 CE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의 승차 공유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일본 경제 전체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고하는 비유와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부족한 것은 혁신이 아니라 혁신의 자유입니다. 혁신을 갈망하는 가치가 결국 일본의 장벽을 극복할 것입니다. 무엇이든 달성하기 위한 기술, 인프라, 자본, 노하우는 충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