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봉독을 원료로 한 반려동물용 세정제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봉독 채집장치를 이용해 봉독을 채집하는 모습.(제공=농촌진흥청)

[이코노믹리뷰=최재필 기자]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2년 간의 산학 협력 연구 끝에 '봉독'(벌의 독)을 원료로 한 반려동물용 세정제 개발에 성공했다. 

반려동물은 긴 털로 인해 피부 위생 및 관리가 어려워 잦은 피부병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기존 반려동물용 세정제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세정제는 기존 반려동물용 세정제와 달리 천연항균·항염제인 봉독을 주 원료로 한 것이 특징이다.

세정제 개발에 사용된 봉독은 반려동물의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피부사상균인 적색백선균(Trichophyton rubrun)·백색종창균(Trichophyton mentagrophytes)·선모상 표피균(Epidermophyton floccusum)에 대해 강한 항균 효과를 보였다.

세 가지 균주에 0.0001%에서 10%까지 다양한 농도의 정제 봉독을 첨가한 결과, 봉독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저해환(일명 '클린존'·저해환이 클수록 항균력이 크다)의 크기도 커져 세 가지 균주에 대해 강한 항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표피포도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도 항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의 아토피 피부염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용 생쥐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오발부민(Ovalbumin)을 주사한 후 10㎍/㎏의 봉독을 주사했을 경우 봉독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는 피부에 존재하는 천연보습인자 '필라그린'(Filaggrin) 생성량이 크게 감소했으나 봉독을 투여한 생쥐는 정상군으로 회복했다.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 한상미 연구관은 "봉독을 원료로 한 반려동물 세정제 개발을 통해 양봉농가 소득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된 봉독 함유 반려동물용 세정제를 특허출원하고, 업체에 기술 이전해 샴푸와 케어 제품 등 상용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