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온라인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게임 업체로 유명한 네오플이 국내 게임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장기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위력을 다시한번 과시한 셈이다. 

▲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출처=넥슨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액 1조1495억원, 영업이익 1조636억원, 순이익은 719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건 국내 게임업계 최초이자 최고 액수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의 원동력은 네오플의 뛰어난 영업이익률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영업이익은 회사가 벌어들인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를 차감한 이익이다. 즉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에서 나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다.

네오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대인 92%를 기록했다.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78%), 2015년(78%) 2016년(87%) 수준으로 계속 올랐다. 이는 국내 대표 게임업체 3사인 넥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39%), 넷마블(21%), 엔씨소프트(33%)에 비교해봐도 높다.

네오플의 모회사인 넥슨 코리아는 네오플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네오플은 대부분 수익이 중국에서 얻는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로열티에서 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10년째 서비스하고 있다. 네오플이 공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플은 매출액 1조1495억원 중 1조574억원을 중국 시장에서 벌었다. 그 외 국가별 수익은 한국이 817억원, 일본 17억원, 기타 86억원 등이다. 

네오플은 중국의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와 계약을 맺고 지난 2008년 6월 던전앤파이터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의 인기는 꾸준했고 지난 2016년엔 텐센트와의 계약을 10년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동희 게임 애널리스트는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텐센트가 퍼블리싱하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서비스 비용을 텐센트 측에서 부담한다”면서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 비용 외에는 크게 비용이 생기는 곳이 없어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파인트리컨설팅 최병철 공인회계사는 “로열티만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은 별도로 비용을 크게 쓰지 않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난해 네오플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해보면 인건비와 수수료 빼고는 크게 나가는 지출이 없다”고 설명했다. 네오플은 지난해 직원급여에 608억원과 수수료 51억원, 기타비용 73억원 등을 총 858억원을 비용으로 사용했다. 

한편 넥슨코리아가 네오플을 소유한 모회사라면 네오플의 영업이익이 넥슨보다 높은 게 의아할 수도 있다. 이는 넥슨이 지난해 발표한 실적이 별도 기준 실적이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에는 별도 재무제표와 연결 재무제표가 있는데, 연결 재무제표에는 회사의 자회사가 벌어들인 매출을 회계상 반영하지만, 별도 재무제표는 그렇지 않다.

넥슨이 연결 재무제표 대신 별도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건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 한국법인인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현재 넥슨일본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넥슨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를 소유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네오플을 소유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NXC가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공시하면 그 기업이 소유하는 하위 기업은 연결 재무제표를 공시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