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C는 아마존이 의약품유통사업 진출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아마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무한 확장’이 제약 산업 앞에서 한 발 물러섰다. 미국의 경제전문 미디어 CNBC는 16일(현지시간) “아마존이 그동안 준비하고 있던 미국 의약품 유통사업 진출을 잠정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측은 CNBC의 보도에 대해 회사 입장을 아직까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의 의약품 유통시장은 시장 규모는 약 5000억달러(한화 약 534조7000억원)로 평가되는 큰 시장이다.  

신사업 진출에 있어 파죽지세와 같은 아마존이 의약품 유통시장 진출에서 한발 물러선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기존 시장에서 굳어진 제품 공급구조를 깨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기들의 이커머스에서 수많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의약품을 유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맥케슨, 카디널헬스 등 미국의 의약품 도매업체들과 중간 유통업체 그리고 이들과 오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수의 큰 병원들이 연결된 유통구조는 아마존이라도 쉽게 깰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마존의 제약산업 진출 계획 보류는 미국 의약품 업계의 주가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CNBC 보도 직후 16일 미국의 주요 의약품 유통업체, 제약업체의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미국의 약국·잡화점 체인인 라이트 에이드(Rite Aid), 월그린(Walgreens)주가는 전일 대비 6%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건강관리 제품 판매 업체 ‘카디널 헬스(Cardinal Health)’와 ‘맥케슨(McKesson)’의 주가도 약 5% 상승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미국의 의약품 유통시장 진출이 완전히 좌절된 것만은 아니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 47개 주로부터 의료기기 판매를 허가받았다. 이에 현재 아마존은 의료용 기기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CNBC는 “아마존이 의약품 유통사업 진출과 연계해 자사의 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인 ‘알렉사’의 기능을 활용한 건강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물류 역량으로 다량의 의약품 보관이 가능해지면 이는 기존의 의약품 수급 체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