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 근속 년수 7.8년의 최장수 회사 시스코 사무실 모습.          출처= glassdoor.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멋진 사무실, 무료 간식, 부러운 복지제도.

실리콘 밸리의 기술 회사들은 꿈의 직장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이런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충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고용 서비스 플랫폼 링크트인이 대표적인 실리콘 밸리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수를 조사했다.  

링크트인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회사들의 직원 이직률이 다른 주요 산업과 비교해 단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무료 식사, 교통편 제공, 자녀 보육 등, 직원들에게 모든 직장인들이 부러워할 만한 복지제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최첨단 사무실 공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기술 회사일지라도 이러한 특전이 직원들의 장기 근속을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근속연수가 이 같이 짧은 이유로는 신상필벌의 성과주의, 실적 압박과 그에 따른 노동강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I)가 실리콘 밸리 유명 기술 대기업 직원의 평균 근속 년수를 들여다 보았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수가 가장 짧은 회사는 1.8년을 기록한 우버였다. 우버의 가장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720억 달러(77조원)였으며, 무료 식사 및 간식 제공, 무제한 유급 휴가, 체육 시설 이용권, 우버와 우버이츠(UberEats) 서비스 이용 할인 혜택 등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대형 IPO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공유 플랫폼 드롭박스(Dropbox)도 인재 붙잡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평균 근속 년수는 2.1년. 가장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117억 6천만 달러(12조 6천억원)였으며 하루 세끼 식사, 사내 체육시설, 전화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테슬라가 역시 평균 근속 년수는 2.1년으로 꼴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의 가장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507억 3천만 달러(54조 3천억원)였으며 이사 비용 지원, 여행비 지원, 스톡 옵션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근무 시간이 길고 주말에도 일하는 것으로 유명해 직원들이 조기에 탈진한다는 얘기가 떠돈다.

세계 최대 SNS 회사 페이스북도 평균 근속 년수가 2.5년에 불과해 뜻밖에 하위권에 머물렀다. 페이스북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4779억 3천만 달러(511조원)4조 3천억원)였으며,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무료 자전거, 체육관 및 피트니스 강좌, 본사 셔틀서비스, 어린이집, 인턴 무료 주택 등 화려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이어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평균 근속 년수는 2.6년.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300억 달러(32조원)였고, 분기마다 2000달러 상당의 에어비앤비 여행 쿠푼, 하루 세끼 무료 식사, 댄스, 요가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평균 근속 년수 3.2년으로 겨우 체면을 유지했다.    출처= Workplace Insight

트위터의 리더십 순위는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수도 3년을 넘지 못했다.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216억 달러(23조 1천억원). 체육관 시설, 무료 식사 및 간식, 여행, 달리기 동호회 등과 같은 사교 활동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어 최근 호실적을 보인 세계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 평균 근속 년수는 3.1년이었다. 넷플릭스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1352억 4천만 달러(144조 7천억원). 무료 넷플릭스 접속은 물론, 점심 도시락, 무제한 휴가, 가족 휴가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평균 근속 년수 3.2년으로 그나마 양호했다. 알파벳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7186억 9천만 달러(769조원). 24시간 무료식사, 무료 요리 교실, 유명인사 강연, 사내 마사지 치료사, 학자금 지원, 구글 버스 등이 주요 혜택이다. 특히 "직원이 사망할 경우, 이후 10년간 사망 직원의 배우자에게 연봉의 50%를 지급하는" 사망 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가장 높은 사옥을 지은 글로벌 CRM 솔루션 선두주자 세일스포스 (Salesforce)의 평균 근속 년수 3.3년. 이 회사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870억 6백만 달러(93조원)이었고, 학자금 상환, 재학생 채무 지원, 통근 수당, 직원들이 선택한 자선 단체에 기부하도록 매년 수 천 달러의 기부금도 지원한다.

애플이 평균 근속 년수 5년으로 체면을 유지했다. 애플 직원의 상당수는 지난 해 새로 입주한 50 억 달러짜리 ‘우주선’ 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애플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8865억 8천만 달러(948조 2천억원). 애플 제품 할인, 스티비 원더 등 유명 가수 콘서트 무료 입장권, 그리고 직원 부모들의 학자금 상환, 사내 의사 및 마사지 치료사 이용료를 지원하는 애플 케어 칼리지 프로그램(AppleCare Colleg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철저하게 현실적인 문화로 유명한 오라클에서는 7년 근무가 보통이다.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이 1881억 1천만 달러(201조 2천억원)로 평가된 오라클은 기저귀 및 식료품 같은 일상용품의 구매에서부터 휴대 전화 같은 가격이 높은 제품에 이르기까지 ‘회사 요율’을 적용한다. 이 외에 재택 근무 옵션, 무제한 휴가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리스트의 맨 위에는 평균 근속 년수 7.8년을 기록한 IT·네트워킹 기업 시스코(Cisco)가 차지했다. 시스코의 최근 기업 가치 평가액은 2071억 5천만 달러(221조 6천억원). 체육관, 자원 봉사 활동을 위한 5일간의 유급 휴가, 학비 상환, 분기당 팀별 사회 활동 지원 수당 등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