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경쟁 제품이 나왔다. 국내 차륜형 장갑차 시장을 독점한 현대로템과 경쟁할 수 있는 한화디펜스 신형 차륜형장갑차가 나온 것이다. 물론 한화디펜스는 수출형이라고 밝히고 있고 국내 차륜형 장갑차 시장은 현대로템이 독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 앞날을 누가 아는가. 국제 방산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을 한국 군당국이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가 중동·남아메리카·아프리카 등 해외시장에서 수요가 높아 해외 진출에 도전할 계획이어서 해외시장에서 한화디펜스와 격돌할 수 있다. 표범과 호랑이 격돌이랄까.

▲ 한화디펜스가 최초 공개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출처=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 최고 공개

한화디펜스는 16일부터 나흘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DSA(Defense Services Asia) 2018'에서 신형 차륜형장갑차 타이곤(TIGON)을 첫 공개했다. 

타이곤은 바퀴가 6개, 축이 6개가 달린 차륜형장갑차다. 바퀴 하나하나를 독립으로 구동∙제어할 수 있다. 타이어에 평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 노면 접지압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 등을 장착해 안정되고 빠르게 주행할 수 있다. 총탄과 지뢰에 대한 방호력을 갖췄다.

▲ 한화디펜스의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의 원형인 블랙폭스.출처=한화디펜스

타이곤은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차륜형장갑차 '블랙폭스'에 비해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400마력 수준의 동력장치를 캐터필러제 525마력의 고성능 디젤엔진으로 교체했다. 덕분에 최고속도가 시속 110km 이상 나온다.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수상 주행시는 시속 8.5km의 속도를 낸다. 최대 주행거리는 1000km에 이른다.

블랙폭스는 인도네시아가 채택했다. 블랙폭스를 개발하고 한화디펜스에 흡수합병된 두산은 말레이시아에 블랙폭스를 제안한 적이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방산업체인 AVP는 한화디펜스와 오련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이번에 타이곤 실물도 AVP 전시장 옆 스탠드에 전시됐다.

다양한 무장 시스템도 장착할 수 있다. 구경 12.7mm기관총과 30mm 기관포 원격무장시스템(RCWS), 90mm 포, 7.62mm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다. 연막발사기도 설치된다.

무게는 탑재되는 무기에 따라 21t이나 22t으로 다양하다.  승무원 2명에 보병 9명이 탑승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화력, 기동력, 방호력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장갑차인 셈이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전시회가 끝나면 말레이시아 육군 주관하에 기동∙성능 시험평가 하기로 돼 있다"면서 "협력사인 AVP사와 잘 준비해서 다시 한 번 수출 활로를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측은 레바논 평화유지군 활동을 위해 6륜형 차륜형 장갑차 획득을 원하고 있는 만큼 타이곤이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럴 경우 한화디펜스는 차체와 서브시스템을 생산하고 AVP는 기술이전협약에 따라 내부 자재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가는 현대로템, 벌써 차륜형장갑차 2차 수주물량 양산 중 

현대로템은 차륜형 방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12년 250억원에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초도양산 물량을 지닌달 중순 육군에 최종 납품 완료했고 지난해 12월에 2차 양산분을 수주했다.

수주규모는 3907억원 규모다. 방위사업청언은 2023년까지 약 600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K806).출처=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납품을 마친 차륜형장갑차는 바퀴가 여섯 개인 6x6 기본형 K806과 바퀴가 여덟 개인 8x8 보병전투용 K808 두 가지 모델로 한국판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통한다. 7월까지 군부대에서 야전운용시험을 거쳐 연말 전력화한다고 한다.

로템은 초도양산분의 생산과 납품이 완료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수주한 2차 양산 사업도 더욱더 안정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두 모델 모두 각 바퀴마다 개별 구동하는 독립현수장치를 달아 야지 주행 시 승무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며 차량 내 냉·난방 장치도 설치했다.두 모델 모두 420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다.

▲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측면. 출처=현대로템

크기는 기본형이 길이 6.8m, 너비 2.7m, 높이 2.9m에 무게 16t이하다. 탑승병력은 11명이다. K808은 길이 7.4m, 너비 2.7m, 높이 2.6m에 무게 20t이하로 역시 완전무장한 11명의 병력이 탑승할 수 있다. K4 고속기관포와 K6 중기관총으로 무장한다. 둘다 구경 12.7mm 기관총과 14.5mm 기관총 탄도 막아내는 방호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K808도 런플랫 타이어,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 수상추진장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산지와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 최적화됐다고 회사 측은 밝히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차륜형장갑차의 전력화에 이상이 없도록 철저한 공정과 품질 관리를 거쳐 적기 납품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2차 양산 사업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고품질의 차량을 제 때 납품할 것"이라고 밝혔다.

K808장갑차는 바퀴 8개를 장착하고 전방 사단 수색대대와 기계화보병사단의 기갑 수색대대에 배치돼 야지·산악지역에서 병력의 신속한 전개와 수색정찰 임무를 맡고 바퀴 6개인 K806장갑차는 후방지역의 기동타격과 수색정찰 임무에 사용될 전망이다. 차륜형 장갑차는 적 저격수 저격총이나 돌격 소총, 기관총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병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들 장갑차는 우리군이 운용하고 있지만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K-200 장갑차를 대체하면서 우리군의 기동력과 전투력, 병력의 생존성을 대폭 높일 것이란 점에서 대북 군사력 우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南 장갑차 2700여대 vs 北 2500여대

현재 우리군은 1984년부터 보급된 무게 13.2t의 K-200보병 수송 장갑차 2500여대와 2009년 배치를 시작한 무게 25t에 구경 40mm 주포를 장착한 K-21 보병전투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2016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우리군이 운용하는 장갑차는 2700여대다. 수에서 북한군에 비해 앞선 무기다.

우리군의 주력 장갑차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궤도형 장갑차량이어서 험지 기동력이 뛰어나다. K-21은 미국의 브래들리 장갑차와 같은 보병전투차량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길이 6.9m, 너비 3.4m, 높이 2.5m에 750마력의 힘을 내는 강력한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고속도는 도로 시속 75km, 야지 40km다. 강력한 주포는 적 경전차는 물론 헬기도 격추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한다. 전면에서 30mm 포탄을 막아내는 등 방어력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완전무장한 병력 9명이 탑승한다.

K-200은 길이 약 5.5m, 너비 2.85m, 높이 2.52m로 구경 12.7mm와 7.62mm 기관총으로 무장한다. 조종수 외에 9명의 병력을 수송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70m로 빠른 편이지만 북한이 보유한 구경 14.5mm 기관총탄을 방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납품으로 우리군의 차륜형 장갑차 전력도 크게 증강될 전망이다. 북한군의 차륜형 장갑차는 우리군보다 운용시기가 앞서 노후화가 심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2016년 국방백서는 북한이 운용하는 장갑차 수를 2500여대라고 밝히고 있다. 위키피디아에는 2200여대로 나온다.  BMP-1 보평전투차, BTR-60PB, 타입 63APC, BTR-80A(8륜형), M1992,BTR-40 등이 있다.

BTR-80A형이 우리군이 도입하는 8륜형 장갑차와 비슷하다. 밀리터리 투데이 닷컴에 따르면, 길이 7.7m, 너비 2.95m, 높이 2.8m로 무게는 15t이다. 14.5mm 기관포 2문, 7.62mm 기관총으로 무장한다. 승무원 외에 7~8명의 태우고 최고 시속 90km로 달릴 수 있다. 엔진은 장갑차 후방에 있고 탑승 문이 좌우 측면에 있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