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주택도시공사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출처=서울주택도시공사)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16일자로 접수가 마감된 서울시 행복주택에 2만 명이 훌쩍 넘는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16일 기준 2382가구를 모집하는 서울권 행복주택 접수자는 총 2만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경쟁률은 9대 1 수준이다.

서울시는 재건축과 재개발 단지를 비롯해 총 16곳에 2382가구를 모집했다. 강남구 및 서초구 등 강남권에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행복주택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서울 행복주택은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이 된다. 전용면적 29㎡의 경우 보증금은 4000만 원 내외이며 월 임대료 역시 1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서초 선포레’ 단지는 보증금 6464만 원에 임대료가 10만5500원 수준이다.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 보증금을 최대규모로 전환할 경우 납부해야 하는 임대료가 10만~20만 원대이기 때문에 무주택 가구들 가운데에서는 ‘로또’ 라고까지 불리기도 했다.

실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행복주택’ 입주에 대한 문의글 만 하루에 60-70건에 달하기도 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임모씨는 “사실 서울에서 10만 원대 월세로 편의시설이나 교통 등 여건이 잘 갖춰진 곳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며 “이번에 ‘힐스테이트 청계’에 청약을 넣었는데 배점이 낮아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청계’ 단지가 들어서는 동대문구 전농동의 경우 노후 빌라가 많아 신규 오피스텔 전용면적18.84㎡ 월세는 40만~50만 원대이다. 이 곳 행복주택은 전용면적48㎡ 월세는 33만 원 수준이지만 보증금 비중을 최대한 높일 경우 16만 원대에 입주가 가능하다.

다만 일부 청약자들은 ‘임대주택’이란 꼬리표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나타냈다. 임대주택 아파트에 대해서 그간 ‘휴먼시아 거지’ ‘빈민주택’ 등으로 표현하는 등 지역 이기주의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급된 서울권 행복주택 역시 일부 단지에서 임대동과 분양동이 떨어져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금호15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다. 1330가구가 공급되는 대규모 단지로 17개 동 중 임대동은 1동이다. 문제는 이 임대동은 분양단지로부터 아예 멀리 떨어져있다. 단지 내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편의시설 등을 누리기가 어렵다. 이외에도 녹번 1-1구역, 행당6구역, 힐스테이트 청계 등 재개발 아파트는 임대동과 분양동이 따로 떨어져있다.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는 당시 조합에서 임대동이 들어서는 것을 크게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주민들도 임대동이 단지 내 있지 않아서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단지에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조합의 의견이 절대적인 상황”이라며 “조합이 워낙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강경하기 반대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직접 짓지 않는 이상 공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재건축 단지들 내 행복주택은 재개발 단지와는 다르게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구별이 없는 ‘소셜믹스’로 공급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국대학교 유정석 교수는 “임대주택과 집값 하락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최근 정부가 공급하고 있는 임대주택은 청년층,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등 소위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이 낮은 사람들 위주”라며 “오히려 이러한 임대주택이 공급됨으로써 커뮤니티가 더 활성화가 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크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