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듯이, 그림 또한 작가에 따라 천변만화의 다양한 얼굴로 나나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손문자(孫文子,ARTIST SOHN MOON JA)작가의 그림에서 사실적인 형태는 중요시 되지 않는다. 그 자신의 표현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전 달할 수 있는 빠르고 힘이 넘치는 조형감각만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사의 형태가 생략되거나 단순화되며 때로는 변형, 왜곡되기도 한다. 그처럼 일정한 형식적인 질서를 따르지 않는 분방한 형태해석이 오히려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왜 일까. 거기에는 잘 그리겠다는 의식이 담기지 않는 표현적인 욕구, 그 순수성만이 자리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물에서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색채배열이 신선하다. 형태 묘사 위주가 아닌, 감정표현에 우선함으로써 색채배열 및 이미지 구성이 획일성에서 벗어나 있다.
서로 조화되지 않을 것 같은 색채들을 끌어안은 강직한 윤곽선의 자유로움이 그러한 열린 형태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손문자 작가가 오랫동안 도예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그림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아마도 그것은 그림이라는 감정의 분출이 용이한 표현방식에 대한 열화 같은 열정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표현적인 절제 및 억제가 요구되는 도예작업의 그 끊임없는 긴장감에서 스스로를 해방 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형으로써 그림을 맞아들이게 되었으리라.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망은 그림에 관한 일체의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을 단숨에 잠재울 수 있는 것이다. 여성답지 않은 힘찬 붓이 제스처에서 그 같은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누구와도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아니 의식조치 하지 않는 자유의지로써 스스로를 설명하고 있을 뿐인 여류화가 손문자의 감상적인 표현 언어는 가식이 없어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