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蘭)들의 합창, 97×97㎝ oil on canvas, 1993

손문자(孫文子)작가는 그림이 될 만한 대상 및 소재를 보면 억제할 수 없는 표현충동 및 욕구에 이끌리고 있다. 그러기에 순화되지 않은 순수한 표현적인 행위에 의한 붓의 움직임이 가능한 것이다. 그의 조형감각은 거의 반사적이다.

▲ (왼쪽)30대Ⅱ, 32×41㎝. (오른쪽)30대Ⅰ, 32×41㎝, 1993

다시 말하면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이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때그때 대상과 마주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미적감흥을 솔직하게 받아쓰고 있는 것이다. 자연 풍경을 비롯하여 정물,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 해바라기, 41×32㎝, 1992

여류화가 손문자의 작가적인 시각은 어느 경우에나 스스로의 열정에 이끌린다. 따라서 그의 그림에서는 시각적인 즐거움이 느껴진다. 결코 세련되었다거나 예쁜 표현이 아닌데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취를 맛보게 한다.

▲ 수련, 53×45㎝, 1993

손문자(ARTIST SOHN MOON JA)작가의 형태 감각은 스스로 자유롭다. 누구의 표현기법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감정으로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기에 그만큼 열린 이미지를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이리라. 그의 그림을 보면서 새삼 그림에는 진정 절대적인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깨닫는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