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에게는 자기 감동이 필요하다. 어떠한 대상과 마주 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 표현충동 및 욕구를 불어 일으키는 까닭이다. 그래서 화가는 항상 열린 감성으로 물상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연풍경 또는 꽃, 과일, 누드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구상작가들에게는 어쩌면 자기감동이야말로 제일의 조건인지 모른다. 그림은 결과적으로 감동의 전달이기에 어떤 형태로든지 작가의 감동이 담기지 않으면 안 된다.

손문자(ARTIST SOHN MOON JA, 孫文子)작가의 작품과 마주하고 보면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열정을 감지 할 수 있다. 그 같은 열정은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표출되고 있기에 간접적인 전달방식을 따른다. 다시 말하면 주어진 조건으로 서의 표현대상의 이미지를 빌어 나타나는 것이다.

여류화가 손문자의 작품에 나타나는 작가적인 열정은 색채이미지와 형태감각에서 쉽게 포착된다. 원색적인 색채이미지가 만들어 내는 뜨거운 자기감동은 우리의 시각에도 그대로 전달돼 온다. 그리고 활달하고 거침없는 선묘적인 형태감각에서도 그 자신의 감정반응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