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이번주(4월16일~20일) 금융시장은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 충격에 대비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으나 장담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여기에 미국의 시리아 공습, 러시아 제재 등 국지적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 보고서를 발표한다. 통상 월 중순에 발표되는 만큼 15일 전후, 늦어도 이번 주 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보고서는 미 교역촉진법에 근거해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 초과 ▲상당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환율조작국에 지정되면 수입제한, 보복관세, 미국 내 투자제한 등 강력한 조치가 적용된다. 2016년 이후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국가는 없었다. 세 가지 중에 한 가지 조건에 부합할 경우 ‘환율관찰대상국’에 포함된다. 두 가지 항목에 해당된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이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오전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 연결을 통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맞고, 쏠림 등에 의해 급격한 변동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추이를 설명하며 “한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도 변수다. 기재부와 미국은 환시 내역 공개를 두고 세부 내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재부는 반기 또는 분기마다 공개할 계획을 밝힌 반면 미국은 매 월 공개를 요구하는 등 의견 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에 대해 한은은 기재부와 예전부터 협의를 이어왔다”면서 “외환시장과 관련해서 당국의 입장은 ‘환율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이에 따른 환율 전략을 병행한다면 당분간 달러 약세(환율 하락)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가 3월과 1분기 반등세가 미미한 점으로 미뤄볼 때 2분기에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 주요 일정은

◇ 16일(월) : 미국 3월 소매판매, 4월 NAHB주택시장지수

◇ 17일(화) : 미국 3월 주택착공, 3월 산업생산, 미국 연준 랜달 퀄스 부의장 하원 증언, 라파엘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연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 유로존 4월 ZEW 경기기대지수, 독일 4월 ZEW 경기판단지수, 중국 1분기 GDP 성장률, 3월 소매판매, 3월 산업생산, 1분기 고정자산투자

◇ 18일(수) :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3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 영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3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 일본 3월 무역수지, 3월 수출∙수입

◇ 19일(목) : 미국 연준 베이지북 발표, 연준 랜달 퀄스 부의장 상원 증언,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연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연설, 4월 필라델피아 연은 경기 전망, 한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3월 경기선행지수

◇ 20일(금) :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예정), 일본 3월 소비자물가지수, 3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 2월 3차산업활동지수, 유로존 4월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