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트렌드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유독 국내에서 심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작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홈 그라운드인데다 애플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3일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는 435달러로, 전년 375달러와 비교해 약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평균 ASP가 249달러에 그치며 전년 대비 3%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다. ASP는 제조사가 유통채널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삼으며, ASP가 높으면 소비자가 실제 구입하는 스마트폰 가격도 높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에 기반을 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모두 프리미엄, 즉 고가폰을 주력으로 삼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업을 핵심으로 삼은 샤오미와 비보, 오포 등이 맹위를 떨치는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이들이 큰 존재감을 가지지 못한 대목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의 '애플 사랑'도 ASP 상승에 힘을 더했다.

▲ 아이폰X 등의 출시로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ASP가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애플

삼성전자와 LG전자, 아이폰의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ASP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국내 ASP를 고려해 정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계통신비 인하 전략도 새롭게 고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가계통신비는 단말기 가격과 통신사 요금이 합산되는 구조다. 그런데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요금의 인하만 강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가폰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