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불확실한 세계 경기와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산되면서 EMP 펀드가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MP(ETF Managed Portfolio : ETF 자문 포트폴리오, 이하 EMP) 펀드는 투자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주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 펀드는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배분투자하는 ETF를 통해 분산투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다양한 지역과 섹터에 효율적으로 분산투자하여 위험을 최소화 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MP 전략은 시장에 대한 주관적 전망을 배제하고 추세가 강한 자산군에 옮겨다니는 모멘텀 전략을 사용하거나,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단기국고채, 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최소 30%에서 최대 100%까지 유연성있게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EMP 펀드는 안전자산 활용을 극대화해 리스크 관리를 추구하면서도 발 빠르게 상승 추세에 있는 자산을 편입해 대형주 혹은 중소형주 장세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식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중소형 운용사나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상품이다.

전세계 ETF 시장 규모는 5000조원 이상으로 5400여 개가 넘는 ETF상품이 상장돼 있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이 40조986억원을 기록하며 40조 원 벽을 돌파했다. 이는 2002년 ETF 시장 개설 당시(3444억원)보다 1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장 종목수는 4개에서 353개로 늘었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 실적이 1조87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순자산 총액을 기준으로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 이어 10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상장 종목수를 기준으로는 미국(1876개))과 캐나다(584개), 독일(562개), 영국(420개), 프랑스(350개)에 이어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최근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KRX300 및 코스닥150 관련 ETF의 순자산 규모가 증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KRX300 ETF는 6509억원, 코스닥150 ETF는 4조4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에 새로 출시된 EMP 펀드들에 대한 특징과 내용을 알아본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1일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EMP펀드’[주식혼합-재간접형]을 선보였다.이 상품은 신탁재산의 70% 이상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한 모펀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한다. 재간접형 펀드로 시장하방 위험이 커지는 시기에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성격이 다른 펀드로 전환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운용전략은 상대 모멘텀 전략과 절대 모멘텀 전략, 두 가지 전략을 혼합해서 쓰는 듀얼 전략을 구사한다. 상대 모멘텀 전략이란 위험자산 내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방식이다. 절대 모멘텀 전략은 추세가 하락할 경우 안전자산으로 교체해서 매매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방식으로 시장의 큰 추세를 추종해 상승장에서는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주식형펀드처럼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최소 3~4년 정도로 보고 장기투자에 합리적인 상품이다.

유진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12일 투자 유망한 5개 국가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유진챔피언글로벌5-STAR EMP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의 투자시장은 한국, 중국, 독일, 인도, 베트남 5개 국가이다. 이들 국가에 중대한 투자 변동사항이 발생하면 투자대상 국가를 변경하여 특정국가에 고정 투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회피한다. 환헤지를 통해 투자대상 ETF의 환율 변동위험도 최소화한다.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성과 경기선행지표가 양호한 상위 5개 국가에 분산 투자해 단일 국가에 투자하여 발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집중위험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성과 달성을 목표로 한다. 주로 미국증시에 상장된 해당 국가의 ETF 중에서 시가총액, 유동성, 환금성, 지수상관관계 등을 감안해 투자한다.

DB자산운용은 지난 2월19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DB스타트업 글로벌4차산업EMP펀드’를 출시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다. 투자 테마는 정보통신기술이 기존의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4차산업혁명의 수혜를 받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가상현실, 핀테크, 빅데이터 등 핵심분야이다. 포트폴리오는 자사의 EMP 솔루션을 활용해 자산별·지역별·산업별·개별ETF별 투자비중을 결정해 구성한다. 이 펀드는 일부 산업에 속하는 주식관련 ETF에 선별적으로 집중투자되므로 변동성 및 특정 섹터 위험이 미치는 영향력이 동일 유형의 일반적인 펀드 혹은 해당 투자시장의 대표지수와 다를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펀드는 4차산업혁명 관련 주식의 상승에 동의하는 장기투자자에게 보다 적합하다. DB 스타트업 글로벌4차산업EMP펀드는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이 있고, A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 1%에 연보수 1.15%이며, C클래스는 연보수 1.45%다. 온라인클래스도 있으며 환매수수료는 없다.

▲ (출처: Pixabay)

KB자산운용은 2월28일 ‘KB KoVIC 펀드“를 출시했다. KoVIC은 신흥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인 한국(Korea), 베트남(Vietnam), 인도(India), 중국(China)을 뜻한다. 이들 국가는 신흥국 내에서 글로벌 교역증가, 수요 호조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지역으로 향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이 펀드는 KoVIC 4개국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국가별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종목 구성 등을 KB증권 리서치센터로부터 자문 받아(EMP) KB자산운용이 운용한다. 이 펀드는 낮은 비용으로 분산투자 하면서 적극적인 자산배분이 가능하도록 한국, 베트남, 인도 및 중국의 대표 주가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 인도, 중국에 각각 30%, 베트남에 10%의 비중으로 가져가되 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정한다. 기타 신흥 아시아 개별 국가 및 스타일 ETF에도 일부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이 펀드는 계열사간 협업의 일환으로 KB증권의 자산배분에 대한 투자자문을 가미해 운용의 효율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KB증권 리서치 센터에서 국가별 투자 의견, 초과 수익 아이디어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KB자산운용은 고유의 투자전략시스템을 활용하여 펀드를 운용한다.

하이투자증권은 4월10일 국내상장 ETF(상장지수펀드)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자산운용 EMP 랩’ 상품을 출시했다.‘하이자산운용 EMP 랩’은 멀티-팩터 퀀트모델을 활용하여 시장상황을 판단한다. 멀티-팩터 퀀트모델은 국내 상장 ETF 313개를 모두 분석하여 ETF별로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가치지표와 EPS(주당순이익) 증가율, PM(Price Momentum) 등 모멘텀지표를 산출, 이를 종합하여 가장 우수한 ETF 5종을 선별 투자하는 모델이다. 또한 매수 신호와 매도 신호를 파악하여 매수 신호시에는 위험자산 비중확대, 매도 신호시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적극적인 자산배분이 특징이다. 또한 이 상품은 고객이 직접 지정한 목표수익율 달성 시 유동성자산으로 전환되는 목표전환형 상품으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추구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 이상이며 랩 수수료는 연간 1.5%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월12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글로벌 4차산업 관련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일차적으로 4차산업 관련 글로벌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선별한다.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ETF의 비용, 거래량, 규모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편입한다.해당되는 기업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술에 국한하지 않고 자동화,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을 포함하게 된다. 섹터뿐만 아니라 투자국가도 선진국에서 기타 지역까지 다양하게 분산한다. 이를 통해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위험을 줄이고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환경에 영향을 덜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혁신기업들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지난 2월에 출시한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목표전환형펀드’는 2주만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은 세계 ETF 시장에서 한국, 캐나다, 호주 등 6개국에 241개, 22조원 규모의 ETF를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