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지난해 B2B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가 스타벅스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에서 삼성을 제치고 냉난방 공기청정시스템 제품 계약을 따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기청정기와 시스템에어컨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면서 이번 스타벅스와의 B2B(기업간 거래) 계약에서 삼성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스타벅스는 12일 " LG전자의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했다"면서 "이달부터 새로 오픈하는 10여곳의 매장을 시작으로 전체 매장 1140여곳으로 시스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스타벅스가 4월 문을 여는 신규 매장을 시작으로 LG전자의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을 시작했다. 출처=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스타벅스는 냉난방이 되면서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천장 매립형 제품을 원했다. 스타벅스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게 제품 의뢰를 했고 국내에서 시스템에어컨과 공기청정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스타벅스와 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은 매립형 시스템에어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기청정 기능을 함께 구현한 제품은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두 거대 전자 기업의 각축전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이처럼 B2B사업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지난해 B2B사업본부 신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B2B ID(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LG그룹 유력한 후계자인 구광모 상무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와 그룹 측은 "이번 사업은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부문이 한 것으로 B2B 사업부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B2B 사업본부장 자리는 이 분야의 베테랑 권순황 전 ID 사업부장이 맡고 있다. 권 본부장은 1984년 LG전자 입사 후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에서 해외사업 경험을 쌓았다. 2015년부터 ID 사업부장을 맡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대기 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에서 한국 스타벅스 매장의 공기청정시스템 도입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한국 매장에서 반응이 좋다면 LG의 시장 내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