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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을 들어봐" 셀럽의 마이크가 된 트위터개방형 SNS 플랫폼이 사는 법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4.12  16:58:39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문난 트위터 매니아다. 트위터를 자주 하는 수준을 넘어, 민감한 정부 정책도 트위터로 공개한다. 지난 3월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해임 소식을 트위터로 알린 게 단적인 사례다.

미중 무역전쟁 위기감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본능은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수석이 보아오 포럼을 통해 미국에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자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시 주석의 관대한 말에 감사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끔찍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두고 러시아의 비호를 받는 알 아사드 정부가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시리아에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다. 러시아는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건설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는 말을 남겨 깊은 인상을 각인시켰다. 

   
▲ 트위터가 오픈형 SNS의 정체성에서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트위터, 매력적인 플랫폼?

트럼프 대통령이 사랑하는 트위터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9100만달러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트위터는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창업자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가 돌아왔으나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며 페이스북, 스냅, 인스타그램 등에 밀려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을 인수하는 순간, 조만간 트위터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나왔다. 다이렉트 메시지(DM) 140자 제한을 풀며 반등을 기대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잭 도시 CEO가 트위터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스퀘어에 집중하느라 막상 트위터 부활에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비야냥까지 나왔다.

그러나 트위터는 생존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생존비결은 무엇일까? 트위터가 걸어온 길에 답이 있다.

트위터는 2005년 설립된 팟캐스트 서비스 업체 오데오가 애플의 맹공으로 휘청이자 당시 CEO 에번 윌리엄스가 임직원들을 모아 "뭐든 새로운 타개책을 고민해보자"며 머리를 맞대어 탄생한 플랫폼이다. 폐쇄적 소그룹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문 문자 메시지가 트위터의 프로토 모델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6년 7월 15일 역사적인 서비스가 시작됐다.

   
▲ 트위터가 오픈형 SNS의 정체성에서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트위터는 본격적인 SNS 시대를 주도하며 기세를 올린다. 여기서 트위터는 온라인의 개방성, 연결의 SNS 본능을 최대한 살리게 된다. 바로 정치와의 만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트위터가 도입된 지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실리콘밸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선거운동을 펼쳤으며, 그 중심에서 트위터는 파괴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주로 젊은층이 사용하던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기의 선거 공약을 인상적으로 알렸다.

아랍의 봄도 마찬가지다. 튀니지에서 처음 시작된 아랍의 봄은 트위터를 타고 세계로 전파되어 세계인의 관심을 중동에 집중시켰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2011년 1월 19일 국내에서 처음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터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심지어 대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며 경쟁력을 쌓아갔다.

트위터가 실생활의 정치와 빠르게 결합하며 존재감을 쌓을 수 있는 이유는 빠르고 효과적인 전파 속도에 있다.

오프라인 인맥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페이스북처럼 폐쇄형 SNS가 가질 수 없는 플랫폼 특성으로 분류된다. 유령계정의 위험성은 동일하지만 트위터는 일단 계정이 만들어지면 빠르게 토론의 장으로 이용자를 안내한다. 콘텐츠의 풍부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단문의 메시지들이 '지저귀는(트윗)' 순간 트위터의 매력이 폭발한다는 뜻이다. 직관적인 콘텐츠의 빠른 전파 속도. 트위터가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비교해 익명성이 강하고, 무엇보다 빠른 콘텐츠 전달 속도를 가졌기 때문에 오프라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안을 빠르게 수렴해 전파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와 전해철 의원이 음해성 콘텐츠 유포 논란을 받고 있는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논란은 오프라인에 무게를 두며 콘텐츠 볼륨을 키우는 쪽으로 발전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 출처=트위터

셀럽의 마이크로 전락?

트위터는 빠른 정보 전달력과 직관적인 메시지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냉정하게 말해 글로벌 SNS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에 압도당하는 중이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 트위터의 부활 가능성을 말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지난해 4분기 흑자를 달성했으나 이는 트위터의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 아니다. 대규모 인력감축 등 비용 삭감을 통해 실적 반전을 이뤘기에 가능한 성적이다.

내실을 봐도 마찬가지다. SNS 기업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당장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아니라 활성자 숫자다. 트위터의 지난해 4분기 월간 활성자 수는 3억3000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차이가 없다. 홈 그라운드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4분기 6800만명의 월간 활성자 수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00만명이 줄어들었다. 뚜렷한 역성장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셀럽'들이 존재하기에 트위터의 미래도 건재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셀럽 한 명의 가치가 글로벌 SNS 플랫폼을 단숨에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과 같으며, 사실상 가짜뉴스에 가깝다.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라고 해도 멘션 자주 올리는 것으로 글로벌 SNS 플랫폼을 죽이거나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트래픽 등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을 공격하면서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드는 일은 벌어질 수 있지만, 이러한 트래픽이 트위터를 먹여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망상이다.

트위터의 셀럽 등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개방형 SNS의 특성을 살려 엄청난 숫자의 지저귐이 터져나오는 순간, 이용자들은 일종의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남이 들어주기를 바라기만 한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셀럽은 혼란스러운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되며, 트위터는 일종의 마이크로 전락한다. 셀럽의 등장이 플랫폼 생태계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맞지만, 어지러운 지저귐속에서 셀럽 몇몇이 주도권을 잡아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상적인 생태계 조성과 거리가 멀다. IT칼럼니스트 듀어 맥시튼은 이를 두고 “트위터가 셀럽의 요란한 공연장이 되었다”고 비꼬기도 했다.

셀럽에게 자기의 목소리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트위터는 당연히 매력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6년 4월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트위터는 나만의 신문사를 소요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주류 미디어를 가짜뉴스 원산지 정도로 치부하는 그는 트위터를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풀어줄 수 있는 일종의 다이렉트 플랫폼으로 생각한다. 그와 비례해 무수히 많은 지저귐이 끊이지 않는 트위터는, 목소리 큰 셀럽의 마이크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셀럽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생태계는 오히려 단순해지는 부작용이다.

트위터의 개방형 SNS 전략에도 문제가 있다. 트위터는 개방형 SNS의 장점을 살려 한 때 글로벌 시장을 평정했지만, 최근 경쟁자들은 텍스트와 이미지는 물론 동영상까지 동원해 콘텐츠 볼륨을 키우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트위터는 140자 제한을 거의 풀어내는 등 나름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경쟁자 수준의 콘텐츠 볼륨을 키워내는 플랫폼 전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트위터는 동영상 앱 페리스코프를 통해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존재감은 아직 미비하다.

   
▲ 트위터의 동영상 앱 페리스코프는 기대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처=트위터

오만가지 지저귐이 교차하며 익명성이 강한 개방형 SNS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증오한 가짜뉴스, 루머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IT매체 씨넷은 9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리서치센터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트위터에서 공유된 인기 사이트의 66%가 사람이 아닌, 일종의 자동로봇이 작성했다고 폭로했다. 트위터는 5일 테러 행위를 홍보하고 조장하는 100만개의 계정을 강제 폐쇄하기도 했다. 트위터의 미래가 험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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