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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 '봄' 오는가] 공공발주, 현대중공업에는 기회 없나현대중공업, 부정당업자 논란 지속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정부가 수주절벽으로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공공발주에 나섰지만 여러 가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제도개선을 했다지만 여전히 미흡하고 대형 조선업체가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정당업자 현대중공업, 공공 입찰자격 2년 제한

우선 업계 2위인 현대중공업은 정부의 공공발주 수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이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에게 17억원의 뇌물을 주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용 원자력 발전소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청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이 기각판결을 내리면서 부정당업자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2019년 11월까지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제를 받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행 규제가 적용되는 한 내년 말까지 공공발주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재를 받은 원전 사업부문이 분사로 현대일렉트릭으로 넘어간 만큼 새로운 법인인 현재의 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자 등록돼 규제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회사 존립을 위해선 현대중공업에도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규제 때문에 군함건조를 위한 착수금을 받지 못하고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어 매출을 올리는 길이 원천 봉쇄되고 있다. 여기에다 군함의 인도가 지연되면 천문학적인 지체상금을 물어야 한다. 다른 사업으로 번 ‘생돈’을 벌금을 무는 데 쏟아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조선업계를 살리자면서도 조선업체를 죽이는 이런 제도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방위사업청은 물론 함정사업 제도개선에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0일 함정사업에 기성제도 도입, 착중도금 지급 기준 완화, 국방기술품질원의 함정사업 기술지원 강화 등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소들은 선박 착중도금을 받기 위해 지급받을 금액만큼의 보증서를 제출해왔다. 방사청은 앞으로 사업진행 단계별로 국방기술품질원의 검사를 받으면 대금의 50%에 해당하는 보증서만 제출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보증한도 초과로 제때 지급받지 못했던 조선소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경영여건 개선은 물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방사청은 밝혔다.

방사청은 또 국가기관으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은 경우 그 사유에 관계없이 방위사업 이행에 필요한 착수금과 중도금을 받지 못하는 제도도 개정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부당행위에 상응하는 만큼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 대가가 지급되지 않아 무기체계를 제때 확보할 수 없는 것 또한 국가안보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정부 합동 발표문에 포함된 ‘지체상금 상한 개선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체상금은 방산기업이 납품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방사청이 부과하는 일종의 벌금이다. 산업부는 지난 5일 ‘조선산업 발전전략’에서 “연구개발은 10%, 양산단계는 ‘제한 없음’ 등 높게 설정된 지체상금 상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사청은 이를 그대로 존치시킨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외국 방산업체에 대해서는 연구개발과 양산단계 지체 상금이 공히 10%인데 국내 업체에만 무제한으로 지체상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 조선업계를 죽이는 근인이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이 공공발주에서 제외된다면 대형 군함 건조물량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으로 도크와 인력을 감축한 대우조선해양은 발주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공공발주로 실업률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대책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추가 수주 없다면 인원감축 불가피

군함 등 특수선사업을 진행할 자격이 있는 국내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강남 등 5곳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입찰이 불가능하고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특수선사업팀을 사실상 폐지했고 인력감축으로 군함을 만들 역량이 없다. 또 한진과 강남은 중소형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물량이 쏠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조선이라고 해서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7개였던 도크를 5개까지 줄였다. 또 자구안 실행을 위해 추가적인 인력감축도 불가피하다. 대우조선은 오는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현재까지의 이행율은 절반 이하에 그치고 있다. 비핵심 계열사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총 11개 도크 중 3개의 가동을 중단하고 8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는 7월 인도가 예정된 NASR 프로젝트 이후에는 일거리가 없다. 추가 수주가 없다면 도크와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휴인원만 3000여명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상황이다”면서도 “비핵심자산과 주식매각,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유휴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추가적인 수주가 없다면 인원감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당업자 지위 승계 논란도 지속

현대중공업은 2017년 4월 1일을 기점으로 현대중공업(존속),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사로 분사했다. 그럼에도 부정당업자의 지위가 존속 현대중공업에 승계되는지 분사한 현대일렉트릭으로 넘어가는지 법률적으로 불명확하다.

법조계에서도 현대중공업의 분사 당시 부정당업자 지위 승계 여부를 놓고 토론이 펼쳐졌지만 논란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존속사와 분할사의 동일성과 ▲제재 발생사유·시기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5조5000억원 규모의 공공발주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별 동일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회사가 분사됐을 경우 부정당업자 지위 승계 여부에 대해서는 존속사와 분할사의 대주주나 대표자, 정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두 회사의 동일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  dwk@econovill.com  |  승인 2018.04.1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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