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 의사를 내비쳐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9%( 218.55포인트) 하락한 2만4189.4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0.6%(14.68포인트) 떨어진 2642.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4%(25.27포인트) 낮은 7069.03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중 9개가 내렸다. 통신주가 1.49% 내리며 가장 많이 하락했다. 금융주도 1.265 내렸고 헬스는 0.85% 떨어졌다. 반면 에너지주는 유가 급등에 힘입어 1.04% 올랐고 부동산은 0.2%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1.41% 하락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하원 증언이 진행되는 가운데 페이스북 주가는 0.8% 상승하면서 이틀 연속 올랐다.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주가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과 JP모건체이스 목표 주가 상향 등에 힘입어 1.88% 올랐다.

마텔은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데 영향을 받아 6.6% 상승했다. 미디어 거인 21세기 폭스의 주가는 영국 사무소가 유럽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에 0.3% 하락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에 "시리아에 멋이고, 새롭고 스마트한 미사일들이 날아갈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이는 레바논 주재 러시아대사 알렉산드르 자시프킨이 헤즈볼라 매체 알마나르티브이(TV)와 인터뷰에서 "미군이 공습한다면, 미사일이 요격당할 것이고, 발사 원점도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시리아 동구타 지역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한 이후 시리아를 둘러싸고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도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시리아만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지 아니면 이란으로까지대상을 확대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3월 소비자물가(CPI)상승률도 증시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의사록은  "모든 참가자가 현 분기 이후 성장 전망이 강화됐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모든 참가자가 12개월 기준 물가 성장률이 향후 수개월 내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달 회의에서 경기가 과열되도록 두면 발생할 효용과 비용에 대해서 논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신중하게 성장을 제어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지를 토론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0.25%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3.2% 반영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1% 내리고 1년 전에 비해서는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에 비해0.2%,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1% 높아졌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3개월째 1.8% 상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가 3월 2%대를 돌파하면서 최근 1년 사이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도 2.1% 상승이었다. 이로써 기준금리 가능성은 더욱더 높아졌다.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엔 마이너스 요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12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정치 이벤트에 따른 변동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블랙록과 씨티그룹, 델타항공 등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