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1인 가구를 위한 소셜벤처 ‘노잉커뮤니케이션즈’의 허지웅(25), 소현민(25) 대표는 대학교 신입생 시절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집 떠나 혼자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방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스스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를 보며 돈의 소중함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기도 한다. 집 청소와 빨래도 온전히 본인 몫이다.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은 덤이다.

허 대표와 소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하기 시작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들은 자취를 하며 알게 된 팁이나 정보를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정보를 함께 나누는 재미로 시작했다.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매일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그야말로 신바람이 났다. 그렇게 시작한 ‘자취생 살아남기’가 이제는 사업이 됐다. 지난해에는 법인도 설립했다. 어엿한 20대의 사업가가 됐다. 취업을 걱정할 나이에 재미로 시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창업이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자취생으로 살아남기’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75만 구독자를 보유하며 1인 가구를 위한 독보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독자 75만명의 의미는 남다르다. 20대 연령대가 680만명(2018년 3월 기준)이라면 20대의 10명중 1명은 페이스북 ‘자취생 살아남기’를 팔로워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자취생만을 기준으로 하면 자취생의 대부분이 이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 노잉커뮤니케이션즈 허지웅 대표(왼쪽)와 소현민 대표(오른쪽)는 가좌역 부근에서 자취생들이 모여 밥을 같이 먹는 '혼밥 말고 여럿밥'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란?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는 ‘노잉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1인 가구 관련 콘텐츠 제공 채널이다. ‘자취생으로 살아남기’ 채널에서는 1인 가구 살림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꿀팁, 요리, 인테리어 등 다양하다. 예를 들어 ‘자취방 주방청소 핵꿀팁’, ‘자취방 바퀴벌레 박멸법’, ‘초간단 마약떡볶이 황금레시피’, ‘갓종원 초간단 김치찌개’ 등 1인 가구의 클릭을 부르는 콘텐츠들이다.

페이스북 ‘자취생으로 살아남기’의 커뮤니티 그룹에서는 13만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고충을 하소연하는 등 소통하고 있다. 채널을 통해 소셜커머스도 진행한다. 생활용품, 식료품 등의 공동구매를 진행해 1인 가구 공동체의 소비를 돕는다.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는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톡, 1boon, 다음앱, 자체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콘텐츠를 제공한다. 약 90만명의 이용자가 원하는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던 비결, “많이 시도하고 결과 확인”

‘노잉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자취생으로 살아남기’ 페이스북 채널은 올해 2월 기준 일간 콘텐츠 평균 조회수가 141만명에 이른다. 좋아요 개수와 공유 수를 합산해 도출하는 지표인 인게이이지먼트는 35만회 수준이다. 한마디로 이용자들에게 잘 먹히는 콘텐츠다. (주)카카오, 서울특별시, 서울시청년허브, 한양대학교 등과 제휴를 맺어 협력하고 있다.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질문에 허 대표와 소 대표는 “많이 해보면 알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엔 저희 가치관에 맞는 콘텐츠를 올렸어요. 반응이 그리 좋지는 않더라고요. 수없이 많은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면서 클릭 수나 인게이지먼트 같은 지표를 확인했어요.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고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들은 SNS 채널이 피드백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점을 잘 활용했고, 무엇보다 꾸준히 시도하고 고민했다. 소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는 뭘 보거나 하더라도 ‘아, 이거 콘텐츠 되겠다’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 노잉커뮤니케이션즈 소현민 대표는 늘 콘텐츠에 대해 생각한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자취생으로 살아남기’의 에디터는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

페이지의 콘텐츠는 노잉커뮤니케이션즈의 에디터들이 만들어내며, 매일 평균 2~4개의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에디터는 지난 2016년 초부터 기수별로 운영해왔고 현재 4기째다. 플랫폼에 올라온 결과물을 보면 콘텐츠 제작 경험이 많은 사람 위주로 에디터를 선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소 대표는 “하고 싶은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 “단, 한 가지 조건은 자취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 대표와 허 대표는 에디터를 직접 교육 하고 콘텐츠 제작에 투입했다. 앞으로는 모집과 교육을 담당하는 직원을 새로 두고 에디터를 투입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공에서 사회적 행사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

“구독자가 쌓이고 페이지가 성장했을 때 저희가 페이지를 시작한 취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혼자 사는 게 외롭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살림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힘써보자는 거였는데요.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사회적 행사를 열어보자고 결심했어요.”

▲ 허지웅 대표는 채널이 성장하고 사업을 사회적 행사로까지 발을 넓히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1인 가구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2016년 말부터 사회적 행사로 사업을 확장했다. 자취생이 모여 밥을 지어 먹는 ‘혼밥말고 여럿밥’, 자취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토크쇼 ‘자, 취하자 토크콘서트’, 독거노인을 돕는 ‘연탄 나눔’ 등이 그것이다. ‘혼밥말고 여럿밥’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현재 대부분 무료로 진행한다. 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월평균 5000만~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엔 월 매출 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은 주로 광고와 소셜커머스에서 발생한다. 콘텐츠 부분에서 발생한 수익을 사회적 행사 준비에 사용한다는 게 노잉커뮤니케이션즈의 설명이다.

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올해 소셜커머스 부분을 좀 더 확대해 1인 가구가 생필품이나 유용한 제품들을 값싸게 살 수 있게 하는 걸 목표로 한다. 반면 광고 비중은 줄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광고수익에 의존하면 매출이 떨어지는 달에는 광고 받는 기준을 완화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사업도 넓힐 계획이다. 1인 가구를 위해 제공하는 행사를 좀 더 다양하고 크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허지웅 대표와 소현민 대표는 오늘도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오늘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내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 콘텐츠일까, 아니면 구독자를 위한 유용한 콘텐츠일까.” 이 자문자답이 오늘의 ‘자취생 살아남기’를 만들게 된 동력임을 두 사람은 깊게 인식하고 있다. 자취생 살아남기의 그 다음 목표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