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KDB산업은행이 11일 STX조선해양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TX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은 철회됐다.

산업은행은 관계자는 “STX조선 자구계획 검토 결과 기존 컨설팅 요구 수준 이상으로 판단됐다”면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회생절차 추진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산업은행 내부 절차를 통해 수립할 수주가이드라인에 따라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할 것”이라면서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과 사업재편을 차질없이 추진해 정상화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영 상황에 따라 자구계획 이행 등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이 원활히 이행되지 않거나 자금부족이 발생하면 원칙대로 처리(법정관리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난달 8일 STX조선을 법정관리 보다는 자력으로 생존시키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그 조건으로 한 달의 시간을 주며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과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사 간 자율협약에서 노조는 "산업은행이 제시한 안을 따를 경우 직원들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이되고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수준으로 깎인다"면서 결사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사측은 "인적 구조조정 없이 산업은행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면서, 노조측에 "어느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협상을 진행했었다. 

노사는 지난 10일 자정인 데드라인이 지나도록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의사를 표명했으나 이날 오후 늦게 노사가 접점을 찾으면서 STX조선의 운명은 자력 생존으로 급반전됐다. 

노사는 이날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하는 대신 고통 분담 차원에서 무급휴직과 임금, 상여금 등을 제외시켜 인적 구조조정 수를 대폭 줄이면서 인건비 75% 감축안에 합의했다. 

STX조선 노사가 산업은행이 제시한 데드라인보다 약 18시간 늦은 10일 오후 제출한 노사확약서에 담긴 자구계획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포함한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무급휴직과 급여삭감으로 인건비 75% 감축 효과를 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면서 STX조선은 일단 법정관리는 면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