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의 인조 팔.     출처= LUCAS FIL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가 오른 팔을 잘린 것은 어쩌면 실제로 팔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지 모른다.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스 베이더(Darth Vader)의 광선검 일격으로 루크의 팔이 잘리는 “제국의 역습”에서 가장 오싹했던 순간이 사람들에게 유용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스 베이더가 자신이 진짜 루크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장면에 관객들이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당시 7살의 벤자민 티는 스카이워커가 보철 팔을 맞추는 영화 끝 부분의 작은 장면을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그것은 진짜 살결과 주름이 있어 밖에서 보면 영락 없는 인간의 팔처럼 보이지만, 작은 피스톤과 회로 기판에 의해 내부로부터 전원이 공급되는 인조 기계였다.

"그 팔은 완전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로봇(조수)이 그 팔을 쿡 찌를 때, 반응도 했다니까요.”

벤자민 티는 아직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 장면은 수 십 년 동안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의 보철 팔도 아직 그 수준까지 다다르지는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이제 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이제 35세가 된 벤자민 티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생명 공학과 함께 인간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전공하는 부교수가 되었다.

"그 영화에서 보았던 것을 마침내 이제 막 끝냈습니다.”

차세대 보철 기술

오늘날의 보철물은 이전 세대에서는 그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방식으로 콤팩트하고 자유롭고 능수 능란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실제 우리 신체처럼 움직이는 실물같은 팔 다리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도전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환자들이나 불행하게 팔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일반적인 인공 보철을 사용하면 감각이 없어 일상 생활을 하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신체의 가장 큰 기관이라 할 수 있는 피부는, 우리가 물체에 반응하거나, 질감, 온도 등을 감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여기에 자가 치유 능력까지 더해진다. 이런 피부를 대체하는 전자 공학을 연구하는 것이 보철의 차세대 기술 영역이며 벤자민 티가 그 동안 상당한 전문 지식을 쌓아 온 분야다.  

벤자민 티는 "이 문제를 10년 동안 연구해 왔다.”며 ‘피부의 재창조’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합쳐져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티는 연구원들과 함께 <티 연구 그룹>(TEE Research Group)을 만들고 그가 ‘가장 발전된 전자 피부’라고 자부하는 것을 곧 세상에 선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몇 개월 내에 추가 정보를 보완해 2019년 초에는 보철용 전자 피부에 대한 그의 최종 연구 성과를 일반에게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벤자민 티가 그의 팀이 개발한 탄력성의 전자 피부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TEE Research Group

피부 자체에 관한 한, 티는 이미 과거 간행물에서 많은 단서를 제시했다. 그가 2010년에 공동으로 쓴 논문 ‘미세 구조 고무와 유연성 압력 센서’와 2011년에 쓴 논문 ‘탄소 나노 튜브로 만든 피부 같은 센서’는 인용 조회가 높은 논문으로 유명하다. 그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자가 치유 합성물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고, 에너지 저장용 폴리머 하이드로겔에 대한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

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가 치유가 가능한 전자 피부 개발과, 전자 피부가 자극에 반응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원하는 모든 크기의 센서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로봇의 전체 몸체 만한 크기로도 만들 수 있고 손가락 끝 만큼 작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향후 5년 내에 이 기술이 자동화, 생산 및 로봇에 의한 각종 지원에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기술은 의료 기술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실제로 수술을 할 수 있는 수술용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이 로봇에게는 조수가 필요합니다. 이 로봇은 자신이 하는 수술이 잘 되고 있는 지를 아직 잘 모르니까요."

로봇의 수술 도구에 민감한 ‘전자 피부’를 장착하면 로봇이 신체 조직을 ‘느끼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목표는 로봇이 수술을 원격으로 수행하는 것이지만, 티는 진단 영역으로 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전자 피부를 가지고 있고, 손을 흔들며 당신이 건강한지 운동이 더 필요한지를 말해주는 로봇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하려는 것은 공상 과학 영화를 현실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 생각만 하면 잠도 오지 않습니다. 머지 않아 정말 흥미 진진한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