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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인사이드] 페이스북 청문회와 한국 청문회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04.11  14:00:17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현지시간 10일  미 상원청문회장에 앉았다. 1984년생인 그는 현재 겨우 34살이다. 한국에서는 대리나 과장 정도 되었을 나이다. 놀랍다. 나이 오십대에도 청문회를 버거워하는 한국의 오너들과 비교해 보니 그렇다.

뉴욕타임즈를 보니 마크가 상원청문회에 존경심을 표하려 양복을 입었다고 놀란 표정이다. '아이 엠 소리' 정장(Mark Zuckerberg's I'm Sorry Suit)'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호들갑이다. 그러나 이미 마크는 내한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때도 양복을 입었었다. 그건 별로 놀랍지 않다.

이번 마크 저커버그의 미상원 청문회를 보고 새삼 놀란점들이 몇개 있다. '새삼'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줬으면 한다.

첫째. 세상에 상원의원들이 질문을 한다. 놀랍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소리를 지르고 훈계를 하고 비아냥을 하는데. 미국 상원의원들은 대신 질문을 한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원래 질문을 하는건가 보다.

둘째. 그 질문의 수준이 높기까지 하다. 놀랍다. 한 젊은 상원의원이 주커버그에게 질문했다.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의 정의가 무엇인가?" 세상에 명문대학 철학 수업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질문이다. 미 상원의원들은 질문전에 공부를 하는게 틀림없다. 믿겨지지 않지만.

셋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 44명 상원의원이 5시간 넘게 저커버그를 몰아붙였다. 놀랍다. 저커버그가 그리 관심인물인가 보다. 아니면 페이스북에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흘러나간 이슈에 상원의원들의 관심이 엄청난가 보다. 인구 오천만의 절반 정도 국민의 개인정보를 흘려보낸 한국기업들을 기억해 보면 미 상원의원들은 겁쟁이들인게 틀림 없다. 쫄보다.

넷째. 5시간 동안 수 많은 질문을 하고도 의원들은 마크의 답변까지 다 챙겨 듣는다. 이것도 놀랄만 하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청(듣다)와 문(묻다)가 결합한 청문회의 의미를 모르는 게 틀림없다. 영어로도 청문회는 hearing인데 말이다. 마크는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을 그 시간 동안 다 했다. 의원들은 들었다. 세상에.

다섯째, 마크는 상원 청문회에서 놀랄만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충분히 폭넓게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큰 실수였습니다. 저의 실수였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설립하고 경영해왔습니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제게 책임이 있습니다."고 했다. 세상에 창업자가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 한다. 한국 기업의 창업자들은 책임이라는 단어를 모르나보다. 반면 마크는 단어의 의미를 많이 아나보다.

여섯째. 미 언론들은 저커버그가 ‘의회 데뷔전’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했다. 최근 청문회를 위한 ‘예행연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말도 안된다. 창업자가 예행연습을 했다니. 한국 기업의 창업자들은 너무 바빠 한 시간 스케쥴 잡기도 불가능 한데. 마크는 하나도 안 바쁜가 보다. 사우나나 골프나 와인 마시는데 자기 시간을 안 쓰는 게 틀림없다. 불쌍하다.

   
▲ 뉴시스

일곱째, 이건 진짜 놀라운 일이다. 마크의 뒷 자리에 도열한 페이스북 참모진들이 졸지 않는다. 5시간 동안이나 잠에 들지 않는거다. 한국의 청문회를 보면 뒷자리 참모들이 단잠에 빠져 있는 훈훈한 모습이 보이는 데. 그들은 잠이 없다. 최소한 눈이라도 지그시 감고 고개만 간헐적으로 끄덕여도 될 텐데.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다. 마크가 꽤 무서운가 보다.

여덟째. 투자자들이 이번 청문회와 마크의 퍼포먼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단다. 청문회 날 페이스북 주가가 4.5% 상승해 지난 3월23일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이 정도 되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위기관리 리더십이라는 게 '리더가 나서서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라는 개념을 마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게 틀림 없다. 대신 리더가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한국적 위기관리 리더십은 아마 몰랐을 거다. 몰라서 고생을 했다. 아는게 힘인데.

마지막으로 더 놀랄만한 부분 하나가 남아 있다. 마크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문제로 이미 2006년, 2007년, 2011년에 이미 비슷한 사과를 여러 번 해 왔다는 거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4년간 저커버그 CEO가 14차례 이상 사과했던 점을 들어 “반복적인 사과는 그 의미와 영향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이점은 우리와 똑같아서 놀랍다. 아마 마크가 이 부분만은 한국을 벤치마킹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놀랍다. 한국이 본이 되다니.

사람들이 다르다. 생각이 다르다. 이번 마크의 청문회를 보고 내린 새삼 놀라운 결론이다. 달라서 다르게 하는 거다.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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