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자본 유출 통제와 미국의 중국 투자 감시 강화로 지난 해 중국의 對美 투자는 전년도에 비해 36%나 감소했다.      출처= Dreamstime.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20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던 중국의 對美 투자가 두 나라 간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지난해 36%나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양국 사이에 무역 규제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실제로 중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의 인수나 투자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은 이미 훨씬 오래 전부터 였다. 양 국간의 협력을 촉진하는 비영리 단체인 미·중관계증진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U.S. China Relations)와 경제 컨설팅 회사 로듐 그룹(Rhodium Group)이 10일 발표한 외국인 직접 투자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2017년) 중국의 對美 투자액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그 전 해(2016년)의 462억 달러에서 294억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올린스 위원장은 "지난 해 중국은 대미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투자가 감소하면 일자리와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자산 가치 평가에도 어느 정도의 실질적 손실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발생한 투자는 실제로는 거의 그 이전에 이미 발표된 프로젝트나 인수 건이었다. 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신규로 발표된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는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가 나오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런 급감의 주요 요인으로 두 가지를 들면서 두 가지 요인 모두 시장의 힘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입김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첫째 요인은, 중국 정부가 자본의 해외 이동을 시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본 통제를 했다는 점이고, 둘째 요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된 중국 투자에 대한 정밀 조사를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더욱 강화했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해의 투자 감소는 이미 지난 해부터 감돌기 시작한 양국 간의 무역 분쟁 전운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역 규제 조치 난타전은 올 들어 지난 달부터 시작됐지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해부터 중국의 무역 전략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신호를 거듭 보면서 중국의 지적 재산권 관행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던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에 주로 중국을 겨냥해 수입 태양열 패널 및 세탁기에 대해 각각 30%, 20%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3월에는 강철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몇몇 면제 대상국을 발표했는데 중국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해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중국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복 관세 검토 지시를 지시하며 협박 강도를 더 높였다.

 

 

 

 

 

 

 

 

중국의 대미 투자는 장기간에 투자 관계를 맺어온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국제투자기구(Organization for International Investment)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미국에서의 외국인 직접 투자 누적액에서 1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지난 해 중국의 대미 투자는 부동산 및 접객 시설 프로젝트와 운송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 부분에 계획된 것이 거의 없다. 반면 미국의 對中 투자는 지난 해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중국의 대미 투자가 대부분 인수의 형태로 진행되지만, 미국의 대중 투자는 주로 새로운 공장과 시설 건설에 투자된다.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대주주인 기업들이 지난 해 미국에서 고용한 상근 근로자의 수는 13만 9600명이었다. 중국이 소수 지분을 보유한 회사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약 2배가 좀 더 될 것이다(중국 기업이 25%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Hilton Worldwide Holdings Inc.>의 직원 수만 16만 3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