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예상대로였다. 한국전력은 10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종갑 전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을 제20대 한전 사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사장으로 선출된 김종갑 전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재가를 받으면 임기 3년의 한전 사장으로 취임한다. 공모절차를 거치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 정부 검증을 이미 거친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한전 사정에 임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앞서 공운위는 지난달 21일 회의를 열고 한전 사장 후보로 김 전 회장과 한전 해외부문 부사장 출신의 변준연 비전파워 회장 2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변 사장은 과거 밀양송전탑 사태 때 ‘(주민이) 세뇌당한 것’이라는 설화로 사실상 경질됐다는 점에서 형식 추천이며 김 전 회장이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경력상 한전 경영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높다. 우선 그는 한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나 인사들을 잘 안다. 1951년 경북 안동 출신인 김 사장 대구상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석사를 받고 성균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사장 내정자는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옛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둘째 그는 대기업 경영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2007년 하이닉스 사장에 선임된 이후  3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하이닉스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1년에는 한국지멘스 회장으로 선임돼 7년간 경영하면서 민간 기업 경영능력도 확실하게 입증했다. 

온화한 성품에다 차분하고 논리정연한 언변을 자랑하는 그는 옛 산업통상 차원부 재직 시 완벽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 대외 협상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역량을 겸비했기에 그에게 그는 정부와 한전 내부 구성원들의 기대는 대단히 크다. 조환익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8일 사임한 이후 경영공백이 4개월간 이어지면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고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한전주가는 현재 3만4000원대로 조 전 사장이 퇴임한 날 3만8000원은 물론 1년 전 4만4550원보다 크게 낮다. 

국내는 탈원전을 선언했음에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정책을 수용해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전을 수주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타개하는 김 사장 내정자의 한 수를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