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디젤라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오랜 준비를 했기에 기대도 크다. 고유가 시대를 맞이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지구 온난화를 막겠다는 것이 이번 벤츠 시리즈의 슬로건이다. 과연 벤츠다. 시대를 읽는 안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앞으로 다가올 저탄소시대를 향한 속도전이 느껴진다. 벤츠 디젤 라인 중 가장 저렴한 C220과 가장 비싼 S350의 시승기다.

질문 하나. 당신이 벤츠를 타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 최고의 명차니까”라는 답이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다른 이유는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력과 성능에 있어 벤츠는 누가 뭐라 해도 세계 최고니까.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할 듯 하다. “환경을 생각하니까”라고. 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나무를 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말이다. 환경 공해의 대표 주범인 자동차의 환골탈태 선언이라고나 할까. 그 중심에는 벤츠 디젤 라인이 있다.

저탄소 효과를 높인 블루텍 기술력으로 무장했다. 벤츠 관계자에 따르면 블루텍 기술로 기존 차량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80% 이상 줄었다. 더욱이 성능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국내 시판 중인 차량 중 가장 성능 좋은 친환경차라는 뜻이다.

벤츠의 디젤 차량 중 가장 저렴한(?) C220과 가장 비싼 S350를 제주에서 만났다. 친환경을 테마로 가장 잘 어울리는 곳에서의 시승 체험에 괜히 마음이 설렌다. C220는 젊은 벤츠의 대표 모델이다. 젊은층을 위해 내외관 디자인에 세련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공인연비는 무려 16.8 km/ℓ다. 기존 5에서 7단으로 바뀌면서 연비가 8.4% 향상됐다. 반대로 CO2 배출량은 8.1% 줄었다.

차량이 멈췄을 때 엔진이 자동 정지되는 ‘에코(ECO) 스타트/스톱기능’이 장착됐기에 가능했다. 국내 시판 중인 C클래스 모델 중 유일하게 적용됐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 차량 치고 엔진음이 조용하다. 힘도 좋다. 고속주행에서 폭발적 힘을 느끼게 한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 40.8㎏·m.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진동도 최대한 억제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독일 차량 특유의 딱딱한 승차감 정도지만 운전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딱딱한 승차감은 크루즈 컨트롤과 비상등 기능이 채워준다.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속도를 낮췄을때 브레이크로 속도롤 억제한다. 비상등을 켠 상태에서 좌우 방향 지시등도 조작이 가능하다. 벤츠만의 고유 기능이다.

S350은 고급스러움을 오롯이 간직했다. 배기량 2987CC, V형 6기통 커먼레일 디젠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285마력, 최대 토크는 63.2㎏/m. 힘과 함께 정숙성도 뛰어나다. 기어 변속시 2000rpm을 넘지 않는 것이 눈에 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차체의 안전성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음악을 듣고 주행을 한다면 엔진음은 고속에서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벤츠 디젤라인은 저탄소를 표방한 최고급 명차다. 타면 탈수록 뭔가 끌리는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저탄소 차량으로 도심 질주에 가장 어울린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인 듯 싶다. 차량가격은 C220, S350 각각 5370만원 , 1억2700만원.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