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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용의 꿈’ 핀크스전설따라 골프장따라

제주 핀크스골프장 동코스 4번홀 전경. 그린 오른쪽 뒤로 봉긋 솟아오른 게 산방산이고, 산 왼편 바다 쪽으로 뻗은 줄기가 용머리해안이다.


제주 핀크스골프장 동코스 4번홀 전경. 그린 오른쪽 뒤로 봉긋 솟아오른 게 산방산이고, 산 왼편 바다 쪽으로 뻗은 줄기가 용머리해안이다.
제주도 골프장 중에서 핀크스만큼 산방산과 잘 조화를 이루는 곳도 많지 않다.

지리적으로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산방산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면 그린의 깃대와 서귀포 앞바다, 그리고 산방산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묵담채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에서의 라운드는 그래서 아늑한 정원을 천천히 산책하는 느낌이다.

이 산방산 바로 아래가 용머리해안이다. 지표를 뚫고 올라와 산방산을 형성한 용암이 서귀포 앞바다로 곧장 내달리면서 기암절벽을 형성했다. 이 모양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내려가는 것 같아 ‘용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에 용의 전설이 있다. 진시황 시절의 이야기다.

천하를 얻은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아 외적의 침입에 대비했지만 이것으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이웃 나라에 제왕이 태어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도에 왕후지지(王侯之地)가 있어 제왕이 태어날 우려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신하들과 대책을 논의하던 진시황은 곧 풍수와 술법에 능한 고종달이라는 사람을 보내면서 그 맥을 끊어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제주도에 온 고종달은 왕후의 지세를 찾아 며칠을 헤맨 끝에 산방산을 발견했다. 이 일대를 샅샅이 돌아본 고종달은 끊어야 할 맥이 바로 용머리라는 것을 알았다.

용이 살아 있어 왕후의 기운을 갖고 있으니 이것만 끊어버리면 문제는 해결된다는 것이었다.

고종달은 먼저 용의 꼬리 부분을 끊고, 이어 잔등이 부분을 두번 더 끊었다. 그러자 바위가 시뻘건 피를 흘리고 산방산이 ‘드르릉’ 하는 신음소리를 내며 크게 울었다. 실제로 용머리해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꼬리 부분과 잔등이 부분이 가로로 뚝뚝 끊겨져 있다.

제주에서 왕이 나오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란다. 물론 21세기의 제주는 새로운 기운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골프 열기가 온 섬을 뒤덮고 있다. 하멜이 용머리해안을 통해 조선 땅에 들어왔듯이 유러피언(EPGA) 투어도 지난해 제주를 통해 국내에 상륙했다.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밸런타인 챔피언십’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니 엘스와 헨릭 스텐손 등 ‘유럽의 별’들이 몰려온다. 국내 선수가 우승하면 거액의 상금 외에 EPGA 투어 직행카드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무대이다. 용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시아경제신문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이코노믹리뷰  |  econo@econovill.com  |  승인 2009.04.09  10: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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