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연일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이 왔다. 바깥 공기가 좋지 않다보니 빨래를 실외에서 말리거나, 실내에서 말리더라도 환기를 잘 못해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을 위해 국내 주요 전자회사들은 건조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소비자의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은 2014년 5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60만대, 올해는 100만대 수준가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액수로는 지난해 6000억원대에서 올해 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 건조기 월별매출. 출처=에누리닷컴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의 국내 건조기 시장 매출 분석에서도 건조기 시장의 확연한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월별 매출은 지난해 1월을 100%로 잡았을 때 지난해 11월 최대 311%까지 3배이상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같은 매출 성장세가 더 올라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 29일까지 건조기 월별매출을 보면 지난해 1월에 비해 297%, 327%, 435%성장했다. 특히 3월 판매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크게 늘어난 것은 올들어 특히 심한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처음에는 ‘이걸 왜 사나’라고 했던 소비자들도 구입을 하고 몇 번 사용을 해 본 후에는 ‘주변에 추천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2년전 결혼과 함께 건조기를 구입한 직장인 김모(36)씨는 “혼수품으로 건조기를 쓰게 됐는데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다가 한두번 빨래 후 사용해보니 먼지도 많이 걸려서 나오고 수건을 세탁해보니 호텔 수건처럼 뽀송뽀송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배모(32)씨도 “가장 좋은 것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빨래를 해 건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특히 요즘같이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씨에는 건조기 사용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LG전자 트롬 건조기. 출처=LG전자
▲ 삼성전자 14kg급 건조기. 출처=삼성전자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국내 건조기 시장이 올해 100만대 판매, 1조원 매출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자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업계는 현재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의 70%이상을 LG전자가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20%정도가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시장을 대우전자, SK매직 등이 나눠서 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시장 개척자이기도하고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회사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히트펌프 방식과 히터를 섞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건조기를 통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특히 건조기 라인업을 기존 9kg급에서 14kg급 대용량 라인업까지 확장하면서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가전업체도 LG와 삼성의 독주에 도전장을 내놨다. 대우전자는 용량대와 가격대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많이 판매되는 9kg과 다르게 10kg대를 출시해 용량의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면서 “또 110만원 가격대의 건조기로 가격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150만원~200만원대의 건조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