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에 있는 메가 그룹 ING의 본사 건물      출처= Complete Home Design and Interior Idea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이 드라마 스타트렉(Star Trek)에 나오는 엔터프라이즈 우주선(Starship Enterprise)에서 일하고 싶었다면 안심해도 좋다. 최신 사무실 건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주선과 공통점이 많을 것이다.  

애플의 새 캠퍼스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회사가 우리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엔지니어, 건축가, 과학자들은 회사를,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도시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가로, 외부적으로는 오염과 기타 해로운 것들을 완화시키는 한편, 그 내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밀폐된 구조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런던, 나이로비 같은 대도시는 외부 공기가 나쁜 때가 많기 때문에 시민들은 가급적 실내에 머물러 있으라는 경고를 받는다. 오늘날에는 사무실 창문이 밀폐되어 있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이는 또 다른 건강 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구와 카펫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우리를 졸리게 만들거나 멍멍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한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지구 궤도에서나 화성까지의 장거리 미션에서 살아남는 것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수십 년 동안 노력해 왔다. 그들은 조명 수준, 온도, 습도 및 업무 형태 등 수십 가지 다른 요소를 고려한다. 그러나 그런 연구와 실제 지구상의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것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무실 최적화는 단순한 생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생산성, 즉 직원들로부터 최대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것에 관한 것이라는 것이다.

환경 센서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실내 공기질은 더 이상 학문적인 목표가 아니라 건물 관리자가 추적하고 관리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가 되었다.

영국의 건물 모니터링 스타트업 ‘에너지덱’(EnergyDeck)의 벤자민 코트 CEO도 세계 어디서든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전형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바로 자금 조달, 직원들의 사기, 그리고 점심 시간 후 조는 직원들이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마지막 문제만은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 자신의 기술을 15명이 북적거리는 670 ft2(19평)의 작은 사무실에서 테스트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드 CEO는 "사무실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오후 2시까지는 1,000ppm 정도”라고 말한다. 이는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 수치의 약 2.5배 수준이다.

하버드 대학교, 시러큐스 대학교, 뉴욕 주립 대학교 업스테이트 의과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이 정도 수치는 지식 근로자의 인지 능력을 15% 떨어뜨릴 수 있는 수치다. 사무실의 이산화탄소 수치도 높지만 가장 최악의 장소는 이산화탄소 수준이 3,000ppm에 달하는 회의실이다.

▲ 우리 주위에 각종 센서가 많아짐에 따라 실내 공기도 건물 관리자가 추적해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newatlas.com

엔지니어와 건축가들은 사무실 건물의 환경을 평가하는 다른 측정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런던의 자하 하디드 건축설계사무소(Zaha Hadid Architect)의 사용자 매개변수통계 책임자인 아르준 카이커는 온도, 습도, 조명, 심지어 소음 및 냄새까지도 이제 저렴한 비용의 센서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21개국에서 3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자하 하디드는 런던의 본사에, 센서를 사용해 일련의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생산성 수준과 만족도와 관련시킬 수 있는 테스트 시설을 설치했다.

카이커는, 과거에는 건축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물을 설계했지만 이제는 “센서로 (경험에 의한 설계 중) 어떤 것은 설계가 제대로 됐고 어떤 것은 잘 못 됐는지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 결과 "증거에 따른 설계”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하 하디드의 테스트 시설의 기반 기술을 제공한 오픈센서(OpenSensors.io)의 설립자이자 CEO인 요디트 스탠튼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공기의 질뿐 아니라, 사무실 온도가 잘못 설정돼도 근로자 생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기술을 채택해 직원 개개인을 위해 개별화된 ‘열 기포’ (thermal bubbles)를 만든 사무실도 있다.

조명의 경우는, 조명이 충분한가 만이 아니라 올바른 종류의 조명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스웨스턴 약학대학과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의 연구에 따르면 멋진 창문 경관은 생산성을 높이고 일광 노출은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경관과 일광이 부족하다면 다른 대안이 있다. 사무실 LED 조명의 색상 ‘온도’를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변경하면 근로자의 집중력이 향상시킬 수 있다.

여러 면에서 이 연구는 아직 예비 단계이다. 웨어러블 및 임베디드 센서를 사용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보스턴의 ‘휴머나이즈’(Humanyze)社의 창립자이자 CEO 벤 웨이버는 매우 신중하다.

웨이버는 이런 환경 변화를 실제 생산성의 변화와 관련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새 사무실 의 참신한 분위기도 근로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건물 기준이, 자신의 건물을 차별화시키려는 건물주들에게나,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재능을 끌어 내고 싶어하는 임차인들에게 중요한 판매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근무 환경 컨설턴트 회사인 ‘360 워크플레이스’(360 Workplace)의 리슨 메드허스트 대표는 말한다.

▲ 애플 파크      출처= Pinterest

예를 들어, 중국에서 ‘리셋 표준’(Reset Standard)이라고 불리는 건물 인증 표준에는 직원들이나 고용주가 건물 내부 공기가 얼마나 신선한가를 실시간으로 보고할 수 있는 지 등, 공기 품질을 강조하는 조항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에서 제안된 ‘웰 빙딩 표준’(WELL Building Standard)이라는 새로운 친환경관련 인증 제도에도 건물 내의 공기, 물 및 조명 품질뿐만 아니라 소음, 온도, 심지어 건강 식품 및 피트니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가 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표준은 LEED(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Leadership)와 같은 친환경 건물 표준의 모델이 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 실제 건물 인증 법령에 채택되었다. 예를 들어, 볼티모어에서는 모든 신규 건물이 국제 녹색 건축법(International Green Construction Code)을 의무적으로 준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도시들은 아직 ‘웰 빙딩 표준’ 같은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더 많은 건축업자들이 그 표준을 채택하면 결국에는 그 기준을 따르게 될 것이다.

반면 런던의 코트 CEO는 현재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실리콘 라운드어바웃(Silicon Roundabout)으로 알려진 런던 동부 그의 사무실 근처에는 대기 오염이 매우 심해, 오후에 사무실 내 이산화탄소 축적을 막기 위해 창문을 열면 지독한 독성 스모그가 사무실 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이산화탄소 수치와 공기 중 미립자의 양에 역동적으로 반응해 오염 물질을 걸러내고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는 공조 시스템(HVAC; 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이다. 바로 NASA가 우주선에 사용하는 공기 순환 시스템과 매우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