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된 노이슈반슈타인城.


지금은 많이 보편화된 유럽여행. 그중에서도 고성을 둘러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오랜 세월을 품어 온 옛 건물은 유럽 전체 문화를 이끄는 테마 중 으뜸이다. 둘러보는 고성 관람에 식상해진 여행자들이여, 독일 바이에른 슈반가우로 떠나라. 고성에서의 달콤한 하룻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여행을 하다 보면 아니 유럽여행을 꿈꾼 사람이라면 한번쯤 오래된 고성에서 하룻밤의 멋진 추억을 상상해볼 수 있다. 유럽 각 국가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성이 한두 개쯤은 있지만 일반 여행자가 저렴하게 이용하기에는 딴 세상 얘기라고 한다.

그러나 독일 바이에른에 있는 고성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로 백조의 성 또는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된 노인슈반슈타인성이 있는 퓌센에서 약 5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고성의 마을 슈반가우(Schwangau).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된 노이슈반슈타인 성
바이에른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로맨틱가도의 종점이자 캐슬투어의 핵심지역인 슈반가우는 역사적으로 바이에른지역과 오스트리아가 국경을 접하고 있었다. 이때 세관으로 사용된 건물을 바이에른 왕가에서 여름 사냥 때 임시 숙소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고성호텔로 개조한 뒤 운영 중이다.


17세기에 지어진 캐슬호텔 외에도 마을에는 저렴한 현지 펜션형 숙소들이 잘 갖춰져 있으므로 바이에른 고성여행 시 일순위 방문지로 꼽힌다. 마을의 모든 숙소에서는 창문을 열면 바로 산 위의 고성이 보일뿐 아니라 낮에는 볼 수 없는 고성의 야경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하룻밤 정도 고성마을에서 머물면 더욱 멋진 추억여행이 될 듯 하다.

슈반가우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전체 인구는 3360명(2010 12월 말 기준) 정도. 사람이 적은 덕분에 만나는 사람마다 친구처럼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이동할때 불편은 극히 적다. 바이에른의 주도인 뮌헨에서 기차를 타고 퓌센 역에서 내린 뒤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교통수단을 갈아타는 시간을 포함해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퓌센 역에서 내린 뒤 플랫폼을 나오면 바로 역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시내버스가 여러 대 시간대별로 출발하는 게 장점이다.(바이에른 티켓 소지자는 버스까지 무료 이용이 가능하므로 뮌헨에서부터 바이에른 티켓을 이용해 기차와 버스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이동 방법. 버스 이용 시 약 15분 소요). 택시도 항상 손님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짐이 많을 경우 이용하는 것도 좋다.

여름철 휴가지로 각광받는 호엔슈반가우城.


슈반가우를 대표하는 고성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다. 루트비히 2세가 만든 여러 건축물 중 단연 아름답기로 으뜸인 성으로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1869년에서 1886년 사이에 지어진 성이다. 17년간 공사를 했지만 루트비히 2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건축이 중단돼 미완성으로 남은 성으로 그가 지은 여러 개의 성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지만 오직 3번째 건물만이 당시 진짜로 완공이 된 상태일 뿐이다.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외관상 무척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내부는 미완성이었던 부분을 일부 완성한 듯 꾸며놨지만 외관에 비하면 멋은 떨어진다. 화려한 벽화, 모자이크, 가구 등으로 성의 내부를 잘 치장해 둔 것이 그나마 다행.

성의 내부에는 왕이 사랑했던 음악가 바그너의 작품이 테마별로 장식됐다. 오페라 로엔그린에 나오는 백조를 테마로 내부에 많은 장식이 되어 있어 백조의 성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으며 디즈니랜드의 성의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호엔슈반가우성과 포르겐저 저수지의 하모니
노이슈반슈타인 성 맞은편에는 호엔슈반가우 성이 있다. 루트비히 2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에 의해 건축돼 바이에른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이용된 성. 바이에른 왕가가 실제 살았던 성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진 미완성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하얀 순백색의 성이라면, 호엔슈반가우 성은 노란색을 띠고 있어 대조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게 특징이다. 네오고딕 양식으로 건축됐고 성의 내부는 동양의 미술품과 예술작품 등이 보관되어 있다.

성 주변엔 큰 저수지가 있기 마련이다. 마을 사람들의 생활에 있어 꼭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슈반가우엔 포르겐저 저수지가 있다. 바이에른에서 큰 저수지 가운데 하나인 이곳은 전체 면적의 2/3 정도가 슈반가우에 속해 있다.

수력발전소가 있어 전력 공급과 홍수 조절을 함과 동시에 음악극장이 위치해 있고 여름철에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어 문화적인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대형 저수지를 배경삼은 고성의 가을 풍경은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바이에른 왕가 역사 머금은 루트비히 박물관
고성을 통해 유럽의 옛스러운 문화를 몸으로 느낀 다음 찾아야 할 곳은 루트비히 박물관이다. 2011년 9월 10일에 오픈, 새로운 슈반가우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1180년부터 시작된 바이에른 왕가의 역사와 전통을 한 곳에 모아 놨다는 점에서 꼭 들려 봐야 할 곳이다. 유물을 통해 옛 생활상을 상상 속에 그릴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다.

루트비히 박물관은 건물 자체부터가 역사를 자랑하듯 고풍스럽다. 바이에른 왕가의 여름 사냥 시즌에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던 건물을 그랜드호텔 알펜로즈로 사용하다가 3년 간의 재건축 기간을 통해 유럽 최고의 초현대식 건물로 거듭난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1500평방미터에 달하는 뮤지엄 내부에는 바이에른 왕가에서 직접 사용한 생활용품 뿐 아니라 왕족의 자기제품 및 호화 보석까지 진열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루트비히 2세가 살아 생전에 실제 입었던 코트 진열과 함께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의 미래 건축물 프로젝트를 3D 영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고독한 영웅으로 살았던 그가 얼마나 뛰어난 건축가이자 예술가였는지 한 눈에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이에른 주 여행에 대한 자세한 현지정보는 바이에른 주 한국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 슈반가우 내 고성투어와 고성호텔에서의 식사가 포함된 2박3일 개별 패키지도 저렴하게 예약을 대행하고 있다.(www.bayern.kr, 페이스북: www. facebook. com/bayern.kr).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