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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20년 동안 박쥐를 연구해온 이스라엘 연구원이 무리를 이루는 박쥐 간의 교신방법을 발견, 이 알고리즘을 로봇과 로봇간의 음파 교신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CNBC가 최근 보도했다.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신경 생태학 박쥐 연구소(Bat Lab for Neuro-Ecology)를 이끌고 있는 요시 요벨 박사는 그의 연구팀이 캘리포니아만에서 발견된 ‘물고기 먹는’ 멕시코 박쥐가 서로 교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박쥐들이 밤에 수면으로 올라오는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간에는 시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물이 많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이들 박쥐들은 소그룹으로 일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박쥐들은 모두 흩어져 다니면서 물고기를 찾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주고받는 소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박쥐는 각기 한 마리씩 흩어져 먹이를 찾지만 항상 서로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서로 말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다른 박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다 알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그의 팀은 박쥐에 작은 센서를 장착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로봇이 팀으로 함께 일하며 소리만으로 서로 말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사용될 것이다.

“로봇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 아마도 ‘거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위 환경의 지도를 만들거나 물건을 찾거나 청소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출처= Arizona State University

영국의 박쥐 보존 자선 단체인 ‘배트 컨서베이션 트러스트’(Bat Conservation Trust)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박쥐들은 반향을 이용한 위치 측정(Echolocation) 능력으로 어둠 속에서도 앞을 보거나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 그들은 날아 다니면서 서를 부르며 반향을 듣고, 주위 환경의 음향 지도(Sonic Map)를 만든다. 소리가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어떤 사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벨 박사 팀은 현재 로봇 소그룹을 구성 중이다. 각 로봇에는 스피커와 두 개의 마이크가 있어서 소리를 보내고 받을 수 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물 속에서 실험을 시작할 것이다. 물 속에서 로봇들이 음파 기술을 사용해 각자 움직이며 사물을 찾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 같은 무리의 다른 로봇이 무엇을 찾았는지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방식은 물고기 먹는 박쥐가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을 모방한 것이다.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아마도 5년 내에는 로봇 그룹이 소리만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아직 무엇인가에 적용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우리는 로봇들이 이 작업(소리만으로 소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 다음 누군가가 관심을 갖는다면, 실제 로봇을 만들 수 있겠지요. 지금은 우리가 연구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