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 ]방위사업청이 국내 조선산업 지원을 위해 군함을 대량으로 발주한다. 조선산업의 위기가 우리 해군의 수상전력 강화의 계기가 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전화위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 1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조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조선사간 경쟁을 유도하고 사업을 재편하는 한편, 선제적 시장 창출을 위해 5조5000억원 규모의 공공발주를 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국내 선사가 200척을 발주하고 공공부문은 2018~19년 2년 동안 40척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산업은 국내 수출과 고용의 7%, 제조업 생산의 4%를 차지하는 중추산업이지만 극심한 시장 불황과 선가하락, 경쟁국 추격에 따른 영업실적 악화, 중견 조선사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인원 축소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산업부의 '조선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올해부터 3년간 국내 선사의 예상발주량은 벌크선 140여척, 컨테이너선 60여척 등 200척 이상으로 예상됐다.또 공공발주는 올해와 내년 총 5조5000억원 규모 40척 이상으로 예상됐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군함 10척 이상을 총 1조6278억원에 발주하고, 내년에도 군함 10척 이상을 3조6971억원에 발주하기로 했다.  20척을 총 5조3249억원에 발주하는 것이다.

▲ 방위사업청 2018~19년 군함 발주 물량.출처=기획예산처

방사청의 내년 발주 규모는 내년 예산편성 때 최종 확정된다.

올해 발주할 군함 10여척의 발주 예산이 1조627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척당 건조가격이 대략 1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내년 발주 함정의 척동 건조비는 이 두 배수 준인 35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방사청이 앞서 2016년에도 조선업 지원을 위해 군함 발주에 나선 전례이 비춰보면 대략 어느 정도 크기의 군함 발주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방사청은  현대중공업과 배수량 2800t급 최신예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Ⅱ 3, 4번함 건조계약을 7000억원에 맺었다.  척당 3500억원인 셈이다. 

총 8척을 건조하는 2800t급 호위함(대구급)은 해군에서 운용 중인 노후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할 함정으로 1번함 대구함은 벌써 취역했다. 대구급 호위함은 근접방어시스템(CIWS)을 제외한 모든 전투체계, 탐지장비, 무장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한국 해군 전투함 최초로 저소음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하고 선행함정인 울산급 배치-Ⅰ보다 대잠수함 능력을 크게 보강했다. 

방사청은 또 총사업비 3조원대의 3000t급 울산급 배치-Ⅲ 사업과 특수침투정·고속상륙정 건조사업도 1년 앞당겼다. 방사청은 3000t급 호위함을 모두 6척을 건조할 계획을 세웠다. 이 함정은 척당 건조비가 5000억원 꼴이다.

통상 함정 건조비는 1t에 1억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발주할 함정은 1200t급 초계함 ,내년 발주 군함은 2800t급 호위함이 유력해보인다. 물론 고속상륙정 등 다른 함정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급 3척, 충무공 이순신급 6척,광개토대왕급 3척 등 대형 구축함 9척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천급 6척,  울산급 6척 등 12척의 호위함, 초계함인 포항급 14척, 윤영하급 고속함 18척을  실전배치해 놓고 있다. 20척의 대형 수상함이 추가로 건조된다면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울산급 호위함과 포항급 구축함 대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