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2차전지 핵심원료 중 하나인 흑연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각) 캐나다 광산 기업이 스웨덴 흑연 광산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광산 기업인 ‘리딩 엣지 머티리얼스’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약 259km떨어진 왁스나(Woxna) 지역에 있는 흑연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이 광산은 2001년 흑연 가격 폭락 이후 쇠퇴했지만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과 더불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연은 2차전지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다. 블룸버그는 “흑연도 2차 전지의 핵심 원료지만 리튬이나 코발트에 비해 주목을 못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원자재에 들어가는 비용 중 흑연이 차지하는 비용도 상당하고, 현재 새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는 트렌드에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 리딩 엣지 머티리얼스의 스웨덴 흑연 광산 전경. 출처=리딩 엣지 머티리얼스

리딩 엣지에 따르면 테슬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달러의 배터리 팩 중 흑연에 들어가는 비용은 1200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블레어 웨이 리딩 엣지 머티리얼스 CEO는 “왁스나 지역으로부터 채취된 흑연을 정제시켜 테스를 진행 중”이라면서 “2020년까지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충분한 양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리딩 엣지와 사업을 논의 중인 회사는 유럽 배터리 제조사인 노스볼트, 자동차 제조사인 BMW등이다. 웨이 CEO는 “흑연에 대한 검증은 거의 끝난 상태고 이제는 충분한 양의 양질의 흑연을 배터리 셀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LG상사·포스코도 2차전지 핵심원료 확보에 적극 나서

우리 기업들도 2차전지의 핵심원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포스코와 함께 지난달 9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으로부터 현지에서 리튬을 활용해 양극재를 생산하는 사업자에 선정됐다.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은 칠레 북부에 위치한 메히요네스시에 575억원을 투입해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t정도의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도 지난2월 호주 리튬광산 개발 기업 필바라의 지분 4.75%를 인수했다. 독자 사업 추진시 연간 8만t, 상호합작시 연간 24만t의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으로 포스코는 2020년까지 연산 3만t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LG상사도 호주 코발트광산업체인 코발트블루에 600만달러를 투자해 6%의 지분을 확보했다. 코발트도 리튬, 흑연과 더불어 2차전지의 핵심 원료다. 아직 개발 초기단계지만 생산이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LG화학도 코발트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최근 코발트 최대 산지인 콩고 광산기업 소미카와 접촉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업들이 2차전지 핵심원료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배터리를 자동차의 주요 파워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기차와 같은 자동차는 올해 300만대에서 2040년까지 5억 3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202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를 약 1033만대로 예상했다. 산업기술평가원도 2020년에 전기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등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자동차 대수를 800만대로 예상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은 최근 1년 6개월 새 3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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