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SBS

[이코노믹리뷰=김윤정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구속을 피하게 된 가운데 소설가 하일지가 피해 여성을 향한 부적절한 발언에 관심이 집중된다.

하일지는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에게 강의했다. 

그런데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동덕여대 커뮤니티 게시글에 따르면 하일지는 “동백꽃은 점순이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하고 감자로 꼬시려는 내용”이라면서 “총각도 미투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은 “왜 김(지은)씨가 실명을 밝히면서 폭로했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고, 하일지는 “(안희정이)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다. 질투심 때문이다”고 답했다.    

또 하일지는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와 내연녀 사이의 진실공방이었으면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겠지, 재미없어했겠지”라면서 “안희정 사건 피해자를 알고 보니 이혼녀다.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 학생이 수업 중 나가버렸고, 그는 “방금 나간 학생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라며 “저렇게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하일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안희정 전 지사 첫 번째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건 맥락과 불통하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근거해 이른바 ‘꽃뱀’ 프레임으로 언어적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면서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고 조롱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일지는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라면서 “강단을 떠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학 교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용히 살았는데,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면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 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