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복각.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지만 막상 뜻을 설명하려면 애매한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판각본을 거듭 펴내는 경우에 원형을 모방해 다시 판각한 것’이라고 나온다. 범위를 좁혀 시계 분야에서 복각이란 말은 예전 것을 복원한 것 정도로 알아두면 된다.

최근 시계 업계에서는 복각 트렌드가 한창이다. 왜냐하면 복각 시계는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한 번에 알릴 수 있고 소비자는 과거 기념비적인 모델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자칫하면 성의 없는 신제품에 그칠 수 있기에 복각 시계 선택에 심혈을 기울인다. 심지어 공개 콘테스트를 열어 소비자들이 어떤 시계의 복각을 원하는지 사전 조사를 하기도 한다. 최근 막을 내린 바젤월드  2018에서도 다양한 복각 시계가 선보였다. 이에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아시아>는 의미와 가치가 있는 시계 4점을 선별했다.

▲ 프로스펙스 1968 오토매틱 다이버 SLA025. 출처=세이코

바젤월드에서도 복각 시계 트렌드는 여전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주도한 워치 브랜드는 세이코, 해밀턴, 튜더, 미도 등이다. 세이코는 마니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환호를 넘어 찬사를 받고 있다. 프로스펙스 1968 오토매틱 다이버 SLA025가 그것인데 50년 전 선보인 다이버 워치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사진으로 보면 어떤게 복각 시계인지 헷갈릴 정도다. 다이얼에는 세이코의 엠블럼과 오토매틱 그리고 하이 비트를 알리는 레터링까지 고스란히 옮겨왔다. 베젤 역시 마찬가지다. 샌드 컬러를 활용해 빈티지한 멋을 배가했고 인덱스 역시 50년 전 시계와 동일하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러그다. 스트랩을 연결하는 이 부분에 자라츠 폴리싱 처리를 한 것. 자라츠 폴리싱은 표면을 거울처럼 빛나게 하는 기법으로 고가의 시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테일이다. 세이코는 프로스펙스 1968 오토매틱 다이버 SLA025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이런 기법 역시 아낌없이 사용했다. 외관만큼 내실 역시 튼튼하다.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8L55 무브먼트를 장착한 덕에 시간당 3만6000진동의 하이 비트로 55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보장한다. 이 시계는 1500점 한정생산됐고 국내 가격은 미정이다.

▲ 카키 필드 메커니컬. 출처=해밀턴

해밀턴의 카키 필드 메커니컬은 복각 시계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안팎으로 과거 필드의 영광을 재현했다. 카키 필드 메커니컬은 필드 워치에 속하는 시계로 군을 위해 만들어진 시계다. 그런 만큼 화려하기보다는 내실 있는 시계라 할 수 있다. 기능도 화려하지 않다. 시간에만 오롯이 집중한다. 그 흔한 데이트 창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 스트랩 역시 나토 스트랩이다. 나토 스트랩은 전시 군복으로 만든 스트랩에서 유래된 것으로 카키 필드 메커니컬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이즈 역시 최근 유행하는 오버사이즈와는 반대에 서있다. 40mm가 되지 않는 38mm로 클래식한 멋이 일품이다. 무브먼트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대신해 수동 무브먼트를 적용한 것. 덕분에 카키 필드 메커니컬은 그 어떤 복각 시계보다 빈티지의 향수가 진하게 느껴진다. 디자인과 무브먼트뿐 아니라 가격 역시 합리적이다. 국내 예상 출시가격이 50만원 대로 입문용 기계식 시계로 부족함이 없다.

▲ 블랙베이 피프티에잇. 출처=튜더

롤렉스의 동생 격인 튜더 역시 복각 시계를 선보였다. 1958년에 출시된 블랙베이를 모티브로 한 블랙베이 피프티에잇이다. 이 시계는 외관부터 빈티지 느낌이 물씬 풍긴다. 블랙과 골드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줬고 튜더 특유의 핸즈가 자리한다. 크라운 역시 넉넉한 크기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방수는 1세대 튜더 다이버 시계에서 볼 수 있던 200m가 적용됐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튜더 매뉴팩처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MT5402다. 이 무브먼트는 최대 7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기관인 COSC의 인증을 받아 완벽에 가까운 성능을 보장한다.

▲ 커맨더 셰이드. 출처=미도

마지막 복각 시계는 미도의 커맨더 셰이드다. 이 시계는 1959년 선보인 시계를 복각 한 것으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았다. 에펠탑 특유의 라인을 닮은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라인은 커맨더 셰이드의 상징이기도 하다. 다이얼은 시계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음영이 들어간 블랙 컬러가 적용되어 있다. 덕분에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각 시계답게 다이얼 위 네이밍 역시 눈에 띈다. 당시 모델에서 그래도 가져온 인덱스가 시선을 강탈한다. 브레이슬릿 역시 메시를 장착해 클래식한 멋을 배가했다. 커멘더 셰이드는 클래식한 분위기와 함께 알찬 기능 또한 제공한다. 시간은 물론 요일, 날짜 그리고 최대 38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보장한다. 방수의 경우 50m까지 가능해 일상생활에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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