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aradisiac.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전기 자동차 운전자가 (휘발유·디젤 차량 운전자처럼) 연료 탱크를 채우기 위해 주유소에서 들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편의점에서 습관처럼 하는 충동 구매 기회가 사라질 것이다.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들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가 거리를 누빌 때쯤 되면 편의점의 음료수 판매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 자동차가 그처럼 거리를 누비려면 아직도 몇 십년은 더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 차량들이 늘어나겠지만, 편의점 업계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자는 편의점 수준의 편의를 제공하는 수 많은 소매점과 온라인 회사들이라는 것이다.

전국 편의점협회 제프 레나드는 이렇게 말한다.

"음료는 판매를 촉진시키고 편의점의 이익을 창출하는 주 품목이기 때문에 음료수의 판매와 이익을 감소시키는 모든 경쟁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편의점들은 늘 하던 대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쟁 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지난 주에 발간된 모건 스탠리 보고서는 현재는 전기 자동차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의 급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음료수를 판매하는 편의점만이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음료 제조 회사들, 특히 미국내 판매량의 63%가 주유소 및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몬스터 음료’(Monster Beverages) 같은 회사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알코올 음료 및 담배 등의 상품들은 일반 음료와 같은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유를 하는 고객들 대부분은 주유 중에 음료를 충동적으로 구매해서 즉시 마셔버리지만, 담배 같은 제품은 중독성이 있어 (연료 주입과 상관 없이) 고객이 계속 구매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편의점협회의 레나드는 연료는 주유소 이익의 40% 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이익은 상점 내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편의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에 찾아오는 고객의 거의 절반은 음료를 사러 오는 고객이다.

아직도 레너드와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가 대량으로 도로를 누빌 때까지는 편의점에 큰 도전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기차 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드 EV’  (InsideEVs)의 통계에 따르면, 닛산의 리프(LEAF)와 GM의 쉐비 볼트(Chevy Volt)가 판매되기 시작한 201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1만 8000대의 배터리 전기 자동차와 37만 4000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기간 동안 판매된 모든 신차 판매의 0.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것이 편의점주들이 고객을 잃어 버릴까 봐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레나드는 계산대에서 음료수를 파는 의류 매장이나 하드웨어 매장 등 다양한 업종의 상점들을 지적했다. 게다가 온라인 매장들도 식료품과 음식 배달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모든 상점들이 편리함을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편의점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인 ‘ADD 시스템’의 업계 전문가인 그랜트 맥칼리스터는 편의점이 전기 자동차 시대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고객이 연료 탱크를 채우는데 필요한 시간보다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충전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맥칼리스터도 전기 자동차가 음료 판매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아직 20년은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현재로서는 설탕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새 법률이나 퀵 서비스 레스토랑과의 경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편의의 가치가 지금 만큼 높았던 적이 없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모두가 이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