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레볼루션> 조성진 지음, ER북스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가족 간 즐거운 나들이, 친구들의 모임 장소로서 우리는 부담 없이 멀티플렉스를 선택한다. 언제부터 멀티플렉스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을까? 그 기원은 1963년 미국 캔자스 시티에서 문을 연 ‘AMC 파크웨이 트윈’(Parkway Twin)이다. 이름 그대로, 하나의 상영관을 둘로 쪼갠 뒤 쌍둥이 형태로 만든 영화관이었다. 당시 AMC 파크웨이 트윈의 CEO(최고경영자)였던 스탠리 더우드가 “단관 공간과 일정한 종업원 수로 두 개의 스크린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 시스템이 성공을 거두자, AMC 파크웨이 트윈은 1966년 4개, 1969년에는 6개의 스크린을 설치한 본격 멀티플렉스를 선보인다. 멀티플렉스의 역사는 반 세기 전에 시작된 것이다.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는 1998년 4월 ‘CGV강변11’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한국 멀티플렉스 20년의 역사와 미래, 한국 영화산업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이 무엇인지 고찰한다. 저자는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방송 프로듀서로 일하다, 한국경제 TV에서 경제 전문 PD 겸 기자로서 맹활약했다. 현재는 CJ CGV에서 대외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사회공헌을 총괄하는 전략지원담당을 맡고 있다.

멀티플렉스 이전의 영화관은 ‘개봉관’과 ‘재개봉관’으로 분류됐다.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이 하나만 있었던 이들 단관 극장은 이 때문에 극장 앞에 길게 사람들이 줄을 서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표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극장 실내는 밝고 화사해졌고, 집 근처 멀티플렉스에 편하게 나가 영화를 즐긴 이후에는 같은 건물 안에서 외식과 쇼핑도 할 수 있다.

극장의 외적 변화 외에도 기술 측면에서의 변화도 있다. 화면에 스크래치를 남긴 필름이 사라졌고 디지털 영화시대가 도래했다. 또한 극장 내에도 스크린마다 특징을 달리 한 대형관과 특별관이 생겼으며, IMAX, 4DX, 그리고 스크린X로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의 진화 양상과 함께 영화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혼영족’ ‘키즈 패밀리’ 등 변화하고 있는 영화 관객들과, 세계 속에 불고 있는 ‘극장 한류’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면서 영화관과 영화산업의 미래에 대해 전망한다. 부제는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