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복각.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지만 막상 뜻을 설명하려면 애매한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판각본을 거듭 펴내는 경우에 원형을 모방해 다시 판각한 것’이라고 나온다. 범위를 좁혀 시계 분야에서 복각이란 말은 예전 것을 복원한 것 정도로 알아두면 된다.

최근 시계 업계에서는 복각 트렌드가 한창이다. 왜냐하면 복각 시계는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한 번에 알릴 수 있고 소비자는 과거 기념비적인 모델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자칫하면 성의 없는 신제품에 그칠 수 있기에 복각 시계의 선택에 심혈을 기울인다. 심지어 공개 콘테스트를 열어 소비자들이 어떤 시계의 복각을 원하는지 사전 조사를 하기도 한다. 2018년에도 다양한 복각 시계가 선보였다. 이에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아시아>는 의미와 가치가 있는 시계 6점을 선별했다. [상]에서는 SIHH(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에서 선보인 복각 시계다.

▲ 폴라리스 메모복스. 출처=예거 르쿨트르

첫 번째 시계는 예거 르쿨트르의 폴라리스 메모복스다. 이 시계는 1968년 선보인 시계로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시계다. 기념비적인 해에 다시 돌아온 폴라리스 메모복스는 기능, 디자인, 접근성 3박자를 갖춘 시계로 기대받고 있다. 먼저 기능은 알람이 눈에 띈다. 우측에 자리한 3개의 크라운 중 2시 방향에 자리한 크라운으로 조작이 가능한데 특유의 소리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디자인의 경우 빈티지 폴라리스 메모복스의 것을 많이 따르고 있다. 바닐라 컬러의 슈퍼 루미노바 코팅이 그것인데 덕분에 빈티지한 멋을 배가했다. 백케이스에는 과거의 시계와 동일하게 잠수부 인그레이빙이 새겨져 있다. 접근성은 다름 아닌 가격이다. 아직 정확한 국내 입고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000만원대 중후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각 다이버 워치에 관심이 있다면 폴라리스 메모복스는 탁월한 선택이다.

▲ 폴베버 150주년 에디션. 출처=IWC

IWC의 창립 150주년을 맞아 선보인 폴베버 150주년 에디션도 주목해야 한다. 이 시계는 IWC 최초의 손목시계란 사실 만으로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또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의 시간 표기법을 택해 일반 손목시계와 확실히 차별화된 디자인이 압권이다. 기능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탑재된 칼리버 94200덕이다. IWC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많은 공을 들였다. 한 예로 같은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의 시계 중 하나인 랑에 운트 죄네의 자이트베르크의 파워 리저브가 최대 36시간인데 폴베버 150주년 에디션은 2배에 가까운 최대 60시간이다. 소재 역시 다양하다. 폴베버 150주년 에디션은 총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선공개된 레드 골드 케이스에 이어 플래티넘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그것이다.(각각 250점, 25점, 500점 한정 생산) 덕분에 취향에 맞는 케이스를 고를 수 있게 됐다.

▲ 피프티식스 셀프 와인딩. 출처=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역시 주목할 만한 복각 시계를 선보였다. 피프티식스라는 자신들의 열번째 컬렉션이자 2018년 주력 컬렉션이 그 주인공이다. 피프티식스는 새로운 컬렉션이지만 사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사에 의미있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 시계의 오마주 컬렉션이기도 하다. 1956년 선보인 Ref.6073이 그것이다. 이 시계는 당시 생소했던 매뉴얼 와인딩이 적용된 시계로 실용적이고 활동적인 시계로 명성이 높았다. 피프티식스 컬렉션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셀프 와인딩, 데이-데이트, 컴플리트 캘린더 3가지 버전으로 선보인 피프티식스는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다. 실제 바쉐론 콘스탄틴은 피프티식스 컬렉션이 2030세대의 반응을 이끌어 내길 기대하고 있다. 3점의 시계 중 엔트리 시계인 셀프 와인딩의 경우 1000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바쉐론 콘스탄틴의 문턱을 한결 낮추는 역할을 했다. 디자인과 기능은 부족함이 없다. 직경 40mm의 케이스 안으로는 아라비아 인덱스와 바 인덱스가 교차로 자리하고 있다. 러그의 경우 말테 크로스 러그를 적용해 Ref.6073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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