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을 이끌던 기술주 폭락에다 무역전쟁 우려가 겹치면서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2일(현지시각)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9일에 비해 1.9%(458.92포인트) 떨어진 2만3644.19에 장을 마쳤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제외한 29개 종목이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2%(58.99포인트) 급락한 2581.88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7%(193.33포인트) 추락한 6870.12에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지난 1월 대비 10% 이상 떨어져 조정구간에 다시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나스닥은 올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P 500 11개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는데 8개 업종이 2% 이상 하락하는 등 초토화했다.  기술업종이 2.5% 내렸고  재량소비재업종도 2.8% 급락했다.

종목별로는 대형 기술주들이 크게 내렸다. 애플이 자체 맥컴퓨터용 칩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도에 인텔 6.1% 폭락했다. 애플 역시 0.7%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5.6% 급락했다.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는 ‘모델3’ 생산 부진 우려로 5.1% 내렸다. 개인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에 휘말린 페이스북은 2.8% 떨어졌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2.4%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월가의 소위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뉴욕증시 낙폭 확대와 함께 20% 급등했다. VIX는 올 들어 130% 가까이 뛰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미국산 돼지고기와 과일 등 128개 수입 품목에 대해 2일부터 최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이 앞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에 대한 트위터 공세를 이어가면서 기술주 하락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바보들이나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우체국이 아마존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우체국은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소매점들이 전국에서 문을 닫고 있다. 평평한 운동장이 아니다”고 아마존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지표는 조금 엇갈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킷 발표한 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5.6(계절 조정치)으로 전달 55.3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이후 3년 사이에 최고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를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9.3으로 한 달 전(60.8)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PMI도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위축을 나타낸다. 2월의 PMI 60.8은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다. 3월 가격지수는 전월 74.2에서 78.1로 올랐다. 3월 고용지수는 전월 59.7에서 57.3으로 떨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월 건설지출이 지난 1월보다 0.1% 증가한 연율 1조2730억달러(약 1343조원, 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의 전망치는 전달 대비 0.3% 증가였다.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건설지출은 올해 초반 건설 경기가 약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부문별 지출은 민간부문 건설 지출이 1월의 9748억 달러보다 0.7% 오른 9820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2월 공공부문 건설지출은 지난 1월 2974억 달러에서 2.1% 떨어진 29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무역전쟁 우려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앞으로도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