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0가 자사 모델인 3앞에서 파산했다고 알리는 팻말을 들고 만우절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가 만우절 농담으로 ‘파산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재정과 경영 상태를 지적하면서 테슬라가 실제로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각) '바산(Bankwupt)'이라고 적은 테슬라 종이상자를 덮어쓰고 테슬라의 첫 보급형 모델인 ‘모델 3’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머스크가 종이상자에 적은 '뱅크룹트(Bankwupt)'은 파산이라는 뜻의 뱅크럽트(Bankrupt)의 발음을 따라 일부러 잘못 적은 것이다. 그는 최근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모델 X의 폭발 사고와 각종 악재로 회사의 주가와 채권이 급락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만우절을 맞아 재치있게 표현했다.

과거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충분히 혁신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는 말을 한 머스크는 최근 회사의 위기를 농담으로 넘길 여유를 보여줬지만 실제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그의 행동을 마냥 좋게 보기엔 버겁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매체 CNBC는 머스크의 이 같은 행위에 투자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고, 실제로 테슬라의 재정상태는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폭발 사고뿐만 아니라 자사의 주력차종을 양산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최고회계책임자(CAO)까지 회사를 떠났다. 테슬라는 또 2016년 4월 이전 생산한 세단 모델 S의 부품 결함으로 12만 3000대를 리콜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악재가 겹치자 미국의 각종 신용평가사는 테슬라에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실제로 낮췄다.

신용평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고, 다른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Moody’s)는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주력 차종인 모델3 생산 속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틀 연달아 떨어지면서 총 16%가 하락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전날에 비해  8.22% 하락했고 다음 날에는 7.67%가 떨어지면서 지난달 1일 한 주당 360달러를 기록한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일 266달러로 폭락했다.

정보기술(IT) 전문잡지 하이테크 스트래티지스트지의 프레드 히키 편집장은 CNBC에 “테슬라는 큰 자금이 필요하지만 최근 무디스의 신용등급 인하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빌라스캐피탈의 존 톰슨 CEO는 마켓워치에서 “일론 머스크가 마법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는 4개월 안에 파산할 수 있다”면서 “테슬라는 이익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는 회사”라고 혹평했다.

무디스는 테슬라가 오는  11월 2억 3000만달러, 2019년 3월 9억 2000만달러의 부채 만기가 도래하는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새롭게 자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