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wealthmaster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GE의 주가가 지난 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투자할 수도 있다는 얘기나 나오면서 5% 상승했다. 버핏은 지난 2008년에도 곤란에 처했던 이 회사에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안정시켰던 적이 있다. 

그러나 GE도, 버핏의 지주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도 시장의 이런 소문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언뜻 보기에, 버핏이나 다른 유명 투자가들이 GE에 투자하는 것은 ‘미친 도박’처럼 들릴 수 있다. 아시다시피 GE는 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회사다. 엄청난 부채, 여러 건의 법적 소송, S&P 500 기업 중 최대의 연금 적자, 게다가 수 십 년 동안 거듭된 잘못 된 의사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자금 부족 등등.

GE에 대한 월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주 초에 다우 지수가 670포인트나 상승했을 때에도 GE는 여전히 하락을 멈추지 않았다. GE는 지난 해 다우 주식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거의 유 일한 회사다. 현재 GE의 주가는 2016년 말에 비해 57%나 떨어졌다.

그러나 GE에 대해 가장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비평가들도 GE의 주가가 0으로 까지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회사가 ‘시어즈’(Sears) 처럼 죽음의 문턱까지 갈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버핏은 언제나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을 찾는 데 귀재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 실제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GE는 여전히 전구에서부터 제트 엔진, 화물 열차, MRI 장비까지 생산하는 거대 기업이다. 금년 예상 매출만 해도 1230억 달러(130조원)가 넘는다. IBM(800억 달러), 나이키(340억 달러), 트위터(27억 달러)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월가의 애널리스트 중 매우 드문 GE 매수 의견론자인 니콜라스 헤이먼은 "두려움과 펀더멘털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의 애널리스트인 헤이만은 지난 주 나타났던 GE의 주가 급등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 회사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 정말이지 추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 때문이라고 말했다.

▲ 출처= CNN 캡처

현재의 GE 주가는 2009년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버핏으로서는 GE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버핏이 금융 위기 중에 GE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던 바로 그 시기의 가격대인 것이다.

당시 버핏의 투자 결정은 GE가 위험한 단기 자금 조달에 의존함으로써 회사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많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었고 버핏 자신에게도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준 투자였다. 며칠 후 연방 정부가 시장의 자금이 고갈되자 신종 기업 어음(CP)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버핏이 투자한다면 GE에게는 엄청난 지원군이 될 것이며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신호를 월스트리트에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은 이 회사에 대한 논쟁을 완전히 역전시켜 놓을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에서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로 바뀌겠지요.”

지난해 GE의 지분을 매각한 버핏은 다른 사람들이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을 때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버크셔 헤서웨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 있는 116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수준은 밝히지 않은 채 ‘적당한 가격’이면 GE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버핏이 이 발언을 한 후 GE 주식은 거의 30% 하락했다.

버핏은 당시 "내 일은 버크셔의 자본으로 우리가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 매력적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가 투자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과 GE와는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 버크셔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큰 화물 철도를 운영하는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urlington Northern Santa Fe)를 소유하고 있다. 한편 GE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 기관차 생산 업체 중 하나다. 지금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년이나 이어온 이 사업을 팔고 싶어 하지만.

버크셔는 또 2015년에 항공기 제조업체, 전력 회사 및 기타 산업 회사들에게 부품을 제공하는 ‘프리시즌 캐스트파츠’(Precision Castparts)를 370억 달러에 인수했다. 역시 GE도 제트 엔진을 만들 뿐 아니라 발전소용 터빈과 여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버핏이 GE에 또 한번의 베팅을 할 것인지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러나 CNN은 버핏의 지원이 추락하는 회사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방향으로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