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롯데제과의 가격 인상을 놓고 말이 많다. 롯데 측은 적자 때문에 어쩔 수없이 가격 인상을 선택했지만 소비자들은 해마다 미세먼지가 격심해셔 목과 입안에 청량감을 주는 민트캔디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가격을 올리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 측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7년 만에 적자가 누적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서민물가를 고려해서 최소한의 인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지난해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려  아이스크림 매출이 늘자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린 것과 유사한 행태라고 지적한다. 롯데제과는 시즌마다 목캔디, 아이스크림과 같은 계절식품의 가격을 올려 품질개선의 목적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게 아니냐고 소비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 롯데제과가 30일 목캔디의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출처= 롯데제과

편의점업체 GS25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24일~26일) 전주 동기간 대비 미세먼지 관련 식품인 민트캔디 상품군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의 목캔디를 비롯한 민트캔디류 판매는 무려 26.4%나 증가했다. 최근 미세먼지와 꽃가루 때문에 목이 갑갑하나 사람들이 목이나 구강에 청량감을 주거나 목에 좋은 성분을 함유해 목을 부드럽게 해주는 제품을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지난주 민트캔디류의 매출이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4월부터 소비자가격을 올린다고 30일 밝혔다. 목캔디 케이스(갑)형 제품은가격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100원(14.3%) 올린다. 원통형 제품은 가격은 올리지 않지만 중량을 줄인다. 148g 제품은 137g으로, 274g 제품은 243g으로 축소해 중량당 가격이 80.~12.8% 인상 될 예정이다.

한편 목캔디와 함께 가격 인상에 들어간 빼빼로는 중량 또한 함께 증량했다. 빼빼로 가격은 1200원에서 1500으로 300원 올라가지만 중량 또한 46g에서 54g으로 증량해 품질개선의 여지라도 보였다.

식품 업체는 제품 가격 인상 시 통상 중량을 늘리거나, 품질 개선을 위해 재료를 추가한다. 그러나 민트캔디류는 그 어디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최근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가공비 증가로 원가 압박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면서 “서민 물가를 고려해 최소한의 인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 롯데제과가 지난해 8월 제품 리뉴얼을 하며 새로 출시한 일품팥빙수다. 출처=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해 8월 ‘명가 팥빙수’ 제품을 ‘일품 팥빙수’로 리뉴얼 출시하면서 가격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무려 25%나 인상했다. 당시 롯데제과는 원재료 함량을 늘리는 등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률 대비 제품 리뉴얼 효과는 미미했다. 일품 팥빙수의 팥의 중량은 13.5g에서 19.5g으로 소폭 늘었고, 떡은 고작 2개 더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팥빙수의 맛을 결정짓는 당통팥, 팥시럽도 모두 중국산을 사용했다. 중국산 팥의 가격은 국내산 팥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이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제과의 가격인상은 2016년에도 논란이 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정작 원재료 가격은 매년 내려가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되고 있는 원재료와 소모품 사용비도 매년 줄어들고 있었다. 수익성이 나빠진 롯데제과가 매출을 늘리기 위한 꼼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2016년 상반기 원재료와 소모품을 구입하기 위해 3831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상반기 3987억원보다 3.9% 줄어든 금액이다. 과자의 주재료인 우유, 밀가루, 설탕 등의 가격이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밀가루 가격은 kg당 2016년 585원, 2015년 614원, 2014년 673원으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었다. 설탕류도 마찬가지다. 2015년 786원에서 2016년 764원, 유지류는 1775원에서 1764원으로 내렸다.

롯데제과는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음에도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은  불신을 갖게 됐다.

▲ 롯데제과 2013~2017 영업이익과 매출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2016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에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가격을 올리면 실적이 부진할 때 영업이익으로 직결돼 수익성 강화를 위해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롯데제과는 가격인상으로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실적이 쪼그라드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더 이상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과도한 경쟁으로 고전을 치르고 있는 국내 제과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만 이는 더 이상 좋은 묘수가 아니다”면서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