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네덜란드 화가 반 고흐의 작품 <모래 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이 올 6월 4일 프랑스 파리 경매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가디언> 등 외신이 전했다.

이 작품은 1882년에 그려진 것으로 이때는 고흐가 막 화가로서 경력을 시작했던 시기다. 정신적으로도 불안함이 없던 안정된 시기다. 같은 시기의 유명한 작품으로 <스케브닝겐의 바다 전경>이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반 고흐 미술관에서 한 차례 도난당했다가, 15년 만인 지난 2017년 다시 발견됐다.

<모래 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 역시 바다마을 헤이그의 스케브닝겐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그 마을의 가난한 노동자 계층이다. 그의 초기작은 주로 주변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었다.

<모래 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은 그가 그림을 그린 지 2년째에 완성됐다. 이 시기 그는 자기의 화법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그 소재를 주로 자기 주변에서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평생 가난하게 살았던 그는 자기에게 친숙한 가난한 노동자들을 그렸고, 이것이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고, 노동에서 오는 고단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역시 힘든 삶을 살았던 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그의 초기 그림들에는 특유의 편안함이 묻어 있는데, 이는 그림 속 대상에서 그가 느끼는 친숙함이 감상하는 이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다.

<모래 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은 몬트리올에서 한 번 공개된 이후 유럽의 한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었다. 경매 회사 아르큐리알(Artcurial)의 브루노 재버(Bruno Jauber)는 “앞으로 이렇게 반 고흐의 작품이 나오는 일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며 이번 경매가 큰 의의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 작품의 예상 경매가는 약 500만유로(65억4800만원)이지만, 현재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몇몇 전문가는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오를지조차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모래 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은 6월 4일에 공개될 예정이며 이때 고흐의 친구인 폴 고갱의 작품 5점도 함께 공개된다.